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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4646727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17-08-30
책 소개
목차
모르는 사람
복숭아 향기
윔블던, 김태호
강의
찰스
넘어가지 않습니다
신의 말을 듣다
안정한 하루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아버지가 왜 떠났는지 오랫동안 궁금했다. 그 궁금증 속에는 아버지가 무엇으로부터 떠나려 했을까, 하는 질문이 숨어 있다. 무엇으로부터 떠났고 떠나려 했는지 안다면 왜 떠났고 떠나려 했는지도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떠난다는 것은 붙어 있는 데서 자기를 떼어내는 것을 뜻한다. 아버지는 어디서, 무엇으로부터 자기를 떼어내기를 원했던 것일까? 그는 집을 떠나고, 일터를 떠나고, 나와 어머니를 떠나고, 나와 어머니가 포함되어 있는 가족을 떠나고, 그리고 여기, 이 세상을 떠났다. 그가 정말로 떼어내기를 원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_「모르는 사람」에서
“내가 겪은 걸 왜 네놈들이 안 겪었다고 선언해. 내 과거를 왜 내가 아닌 네놈들이, 마치 네놈들의 과거인 것처럼 진짜네, 가짜네, 판단하고 주장하고 그러는 거야. 네놈들이 거기 있었어? 그해 10월 23일, 윔블던 날씨는 흐리고 을씨년스럽고 바람은 조금 세게 불었어. 네놈들이 거기 있었어?”
_「윔블던, 김태호」에서
너무 늦게 왔다고 했지만, 사실 맨 꼭대기 층에 오는 사람 중에 너무 늦게 오지 않은 사람은 없어 요. 너무 늦기 전에는 누구도 맨 꼭대기 층에 오지 않아요. 너무 늦기 전에는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한 여기 올 리 없지요. 실은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여기 오는 시간을 미뤄서 진짜로 너무 늦어버리는 거예요. 희망을 너무 오래 붙잡고 있으면 희망이 날아가버리는데, 사람들이 그걸 이해 못해요. 희망이 날아가버리기 전까지만 붙잡고 있어야 하는 게 희망인데, 사람들이 그걸 이해 못해요.
_「강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