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85231091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24-06-26
책 소개
목차
강화길 폐가(廢家)
구병모 상점을 폭파하라
김혜순 하늘사막 바다사막 | 작명소 | 스위스
박형준 인도 카슈미르 달 호수의 새벽 수상시장 | 벽에 가라앉다 | 눈사람 고백
안희연 찬장의 시 | 들개 | 고잉 홈
이승우 평범한 일
임솔아 폐기물이 아닌 것
장강명 복통
정호승 횡단보도 | 용서를 위한 기도 | 오늘의 낙타
진은영 정육면체 종이상자, 일주일 치 사랑 노래 | 후이늠에서 | 메리 포핀스
천운영 공정한 마음
편혜영 비닐하우스
2023 서울국제도서전 일러스트레이터스 룸 ‘여름의 드로잉’ 선정자
남서연 이해의 너머
조윤서 힘껏 끌어안는 세계
하선우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건 진실이었다. 하지만 노인은 또 다른 진실은 말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오래 머무르고 싶어졌다는 것. 처음에는 30분으로 충분했는데, 나중에는 다섯 시간을 넘게 머물러야 통증이 사라졌다. 그리고 집에 들어가지 않았던 날, 사실 노인은 폐가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소파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그때 노인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보이지 않는 곳을 바라보며 드문드문 생각했다. 굳이 살아가야 할까. 그럴 필요 있을까. (강화길 「폐가」 중에서)
그런데 저기요, 막무가내로 저희더러만 계속 물러나라고, 떨어지라고 윽박지르시면… 알았어요, 간다고요. 갑니다. 여러분, 제가 이 현장을 더는 가까이서 담아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악! 밟지 마세요 좀! 여러분, […] 부디 폭탄이 터지지 않기를, 그것이 허풍이고 가짜였기를 기도해주십시오. 이 모든 것이 한때의 해프닝에 불과하고 폭탄남 포함 전원 무사하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의 마음이 안전지대에 머물기를, 몸과 마음이 비록 그 어떤 만성적인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할지라도, 연고만 슥 발라도 치유되는 상처만 입기를 바라마지않습니다. 우리에게는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구병모 「상점을 폭파하라」 중에서)
빛 속에서 우리는 매 순간 죽지.// 우리는 빛으로 산화하는/ 마리의 신하들.// 라듐 치약, 라듐 파우더, 라듐 성냥, 라듐 탈모 치료제, 염화라듐.// 저 빛을 끄러 갈 수는 없지./ 저 빛 안으로 들어간 사람은 다 돌아오지 않았어.// 우리는 검은색 인화지에 흰 그림자를 남기고 멀어져갈 뿐.// 우리는 서로를 향해 이름을 부르다/
우리 속의 귀신마저 뱉어버리지.// 우리는 마지막 순간에도 누구나 끝끝내 품은/ 한 여자를 만질 수는 없어./ 나는 나에게 숨은 여자를 오우무아무아라 부르지. (김혜순 「하늘사막 바다사막: 오우무아무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