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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4648899
· 쪽수 : 412쪽
· 출판일 : 2017-12-2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_009
제1부 그림자 섬 _013
제2부 손님들 _087
제3부 그해 겨울 _165
제4부 해후 _261
에필로그 _375
해설|서영채(문학평론가) 두 죽음 사이의 윤리
?임철우의 『백년여관』과 1980년대 정신의 문제성 _379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시효? 유통기한이라고? 그따위 폐품들을 이제 와서 어디에 쓰겠느냐고? 이봐, 함부로 지껄이지들 마. 세상엔 그것이 자신의 온 생애이거나 평생의 족쇄일 수밖에 없는 사람들도 있어. 아무리 발버둥쳐도 끝내 벗겨낼 수 없는 굴레가 되어버린 사람들, 그래서 그 저주받은 시간에 사로잡혀 평생 유령처럼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들 말이다……
극심한 통증 때문에 투여한 다량의 진통제 탓이었을까. 막바지 순간까지 케이가 그토록 고통스러워했노라고 그의 아내는 말했다. 그러다가 임종이 닥쳐왔을 때 그는 거짓말처럼 고요해진 얼굴로 중얼거렸다.
“여보, 나 이제는 갈게. 나를 좀 바닥으로 내려줘.”
그녀가 몸을 부둥켜안아 간이침대에 내려주자 그는 다시 뇌까렸다.
“아래로, 조금 더 아래로……”
그것이 케이가 지상에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억울한 죽음은 억울한 원혼을 만들지만, 또한 살아남은 자에겐 원통한 기억을 만드는 법이야. 원통한 기억은 산 자의 가슴속에 핏덩이 같은 한을 만들고, 그래서 평생을 고통과 슬픔에 짓눌려 살아가도록 만들지. 죽은 자나 산 자나 똑같이 어둠 속에 갇혀버리고 마는 것이야. 죽은 넋들은 바다 밑 캄캄한 심연에 갇혀 있고, 산 자들 역시 끔찍한 분노와 상실의 기억 속에 붙잡혀 헤어나질 못하는 것이야…… 그런 까닭에 혼령들은 차마 이승을 떠나지 못한 채 이리저리 헤매어다니는 것이야. 아직도 어둠의 기억에 갇혀 피 흘리고 있는 혈육과 사랑하는 이들을 남겨두고서는 차마 떠날 수 없기 때문이지. 산 자의 슬픔과 고통이 혼령들의 발목을 붙잡고 놓아주지를 않아. 그리하여 천지에 가득한 고통의 윤회, 슬픔의 쳇바퀴는 영원히 멈추지를 않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