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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자의 나성

꿈꾸는 자의 나성

(윤흥길 대표중단편선)

윤흥길 (지은이)
문학동네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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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자의 나성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꿈꾸는 자의 나성 (윤흥길 대표중단편선)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88954681469
· 쪽수 : 604쪽
· 출판일 : 2021-08-20

책 소개

1960년대 문단에 등장한 뒤로 전후 분단체제와 폭력의 역사에 대해, 근대 산업화 시대의 노동과 소외의 문제에 대해, 현대를 살아가는 소시민의 갈등과 좌절에 대해 이야기해온 윤흥길은 한국사는 물론이고 시대를 관통해 인간 삶의 모습을 다각도로 형상화해냈다.

목차

장마 _007
코파와 비코파 _096
묘지 근처 _136
종탑 아래에서 _166
제식훈련 변천약사 _200
빙청과 심홍 _233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_257
비늘 _317
꿈꾸는 자의 나성 _421
산불 _495

해설|정홍수(문학평론가)
‘다르게 말하기’의 세계 _581

저자소개

윤흥길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42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전주사범학교와 원광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6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회색 면류관의 계절」이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5년부터 2008년까지 한서대 문창과 교수로 재직했다. 그의 작품은 절도 있는 문체로 왜곡된 역사현실과 삶의 부조리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노력을 묘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독특한 리얼리즘 기법에 의해 시대의 모순을 드러내고, 한국현대사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보여주었으며, 산업화와 소외의 문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보여주었다. 1997년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로 제4회 한국문학작가상, 1983년 『완장』으로 제28회 현대문학상, 같은 해 『꿈꾸는 자의 나성』으로 제15회 한국창작문학상, 2000년 「산불」로 제6회 21세기문학상, 『소라단 가는 길』로 2004년 제12회 대산문학상과 2010년 제14회 현대불교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20년에는 제10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소설집 『황혼의 집』 『무지개는 언제 뜨는가』 『쌀』 『낙원? 천사?』, 장편소설 『묵시의 바다』 『에미』 『옛날의 금잔디』 『산에는 눈 들에는 비』 『백치의 달』 『낫』 『빛 가운데로 걸어가면』(전 2권) 『문신』(전 5권), 산문집 『텁석부리 하나님』 『윤흥길의 전주 이야기』 등을 썼다. 현재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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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날이 어두워지면서부터는 입장들이 뒤바뀌어 위로하는 사람과 위로받는 사람을 거의 구별할 수 없게 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외할머니의 말씨는 주술에라도 걸린 듯이 더욱 암시적이 되고, 어딘지 모르게 자신만만한 표정을 띠기조차 했다. 반면에 어머니와 이모는 까닭 없이 안절부절못하면서 일껏 까려고 가져다놓은 완두 줄거리를 우두커니 내려다보기만 했다. 결국 일감은 외할머니 앞으로 떠넘겨지고, 어머니와 이모는 심란스럽게 앉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중얼거림에 어쩔 수 없이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주룩주룩 쏟아지는 비가 온 세상을 물걸레처럼 질펀히 적시고 있었다. 난리를 겪고도 용케 살아남은 동네 개들이 일제히 들고일어나 극성맞은 그 포효로 마을을 휩싼 어둠의 장막을 갈기갈기 찢어발기고 있었다.(「장마」)


“어렵다고 꼭 외로우란 법은 없어요. 혹 누가 압니까,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당신을 아끼는 어떤 이웃이 당신의 어려움을 덜어주었을지?”
“개수작 마! 그따위 이웃은 없다는 거 난 똑똑히 봤어! 난 이제 아무도 안 믿어!”
그는 현관에 벗어놓은 구두를 신고 있었다. 그 구두를 보기 위해 전등을 켜고 싶은 충동이 불현듯 일었으나 나는 꾹 눌러 참았다. 현관문을 열고 마당으로 내려선 다음 부주의하게도 그는 식칼을 들고 왔던 자기 본분을 망각한 채 엉겁결에 문간방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의 실수를 지적하는 일은 훗날을 위해 나로서는 부득이한 조처였다.
“대문은 저쪽입니다.”
문간방 부엌 앞에서 한동안 망연해 있다가 이윽고 그는 대문 쪽을 향해 느릿느릿 걷기 시작했다. 비틀비틀 걷기 시작했다. 대문에 다다르자 그는 상체를 뒤틀어 이쪽을 보았다.
“이래봬도 나 대학까지 나온 사람이오.”
누가 뭐라고 그랬나. 느닷없이 그는 자기 학력을 밝히더니만 대문을 열고는 보안등 하나 없는 칠흑의 어둠 저편으로 자진해서 삼켜져버렸다.(「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날마다 하필이면 왜 이틀 후인가. 엘에이에는 무슨 일로 그처럼 가고자 하고, 거기서 그를 기다리는 사람은 또 누구인가. 낡은 서류 가방은 무엇들로 배가 불러 있으며 가방 주인의 전직 또는 현직은 무엇인가. 수족관 옆자리가 그에게 주는 의미는 어떤 것이며 어째서 공중전화가 없는 허술한 다방의 카운터 전화이어야만 하는가. 그 사내는 도대체 어떤 인물인가. 당신은 누구요? 당신은 누구냔 말이오!
그런데 이제 그와 같은 의문들이 나에게 서푼어치의 값어치도 지니지 않게 되었던 것이다. 의문마다 수많은 가정을 세우고 그중에서 나름대로 정의를 내리려던 노력 자체가 송두리째 무효였다. 동기야 어떤 것이든 나하고는 이미 상관없는 일이었다. 나한테는 이제 그가 얻은 지금의 결과만이 중요했다. 한마디로 때려잡아서 그는 낙오자였다. 낙오자이면서 몽상가임에 틀림없었다. 생존 싸움에서 패배하고 도망치려는 자에 지나지 않았다. 느닷없는 악몽을 통해서 터득한 나 자신의 체험에 비추어 나는 그것을 확실히 깨달을 수가 있었다. 한국 땅에서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미국에 쫓겨가게 될 입장이었다. 엘에이가 그의 도피처이며 신천지이며 이상향이었다. 그러나 그는 왈칵 떠나지도 못하고 서울과 엘에이 사이에서 아직도 방황만 계속하고 있는 것이었다.
선생님, 이 세상에서 낙원이란 게 어디 따로 있을라구요.
이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꿈꾸는 자의 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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