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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치 혼자서

저만치 혼자서

김훈 (지은이)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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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치 혼자서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저만치 혼자서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4686921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22-05-31

책 소개

언제나 운명과 대면하는 인간의 자리에서 글을 써온 김훈의 소설집 『저만치 혼자서』가 출간되었다. 2006년 첫 소설집 『강산무진』을 펴낸 후 집필해온 7편의 단편소설을 묶은 두번째 소설집이다.

목차

명태와 고래 … 007
손 … 047
저녁 내기 장기 … 089
대장 내시경 검사 … 121
영자 … 147
48GOP … 185
저만치 혼자서 … 213

군말 … 249

책속에서

수억 년의 새벽마다 수평선 너머에서 해가 떠올라 빛과 어둠이 스미면서 갈라졌지만 바다에는 시간의 자취가 남아 있지 않았다. 바다의 시간은 상륙하지 않았다. 바다는 늘 처음이었고, 신생新生의 파도들이 다가오는 시간 속으로 출렁거렸다. 아침에, 고래의 대열은 빛이 퍼지는 수평선 쪽으로 나아갔다. 고래들이 물위로 치솟을 때 대가리에서 아침햇살이 튕겼고, 곤두박질쳐서 잠길 때 꼬리지느러미에서 빛의 가루들이 흩어졌다. _「명태와 고래」


법원의 직인이 찍힌 문서를 읽으면서 이춘갑은 한 생애의 모든 일상이 소멸된 자리에서 갯벌처럼 드러나는 공터를 느꼈다.
이춘갑은 경남 해안의 여러 소읍과 포구를 옮겨다니며 자랐다. 이춘갑은 아버지의 생업이 무엇이었는지 뚜렷이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아버지는 밥이라는 천형을 복역하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것 같았고, 태어났을 때부터 무기징역을 받은 것 같았다. _「저녁 내기 장기」


나는 사람들 틈으로 뒷모습만 보고도 나의 전처, 월롱동을 알아볼 수 있었다. 어떤 특징이 그런 식별을 가능케 하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전처 월롱동은 확실히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지나간 세월의 돌이킬 수 없는 갈등과 불화가 별것도 아니라는 듯이 앉아 있는 그 모습은 익숙한 만큼 낯설었다. 월롱동은 거스를 수 없는 그 시간의 무게를 모두 깔고 앉듯이 문상객들 틈에 앉아 있었다. 남의 뒷모습이 마음속에 새겨진 듯이 익숙하게 느껴지는 사태는 견디기 어려웠다. _「대장 내시경 검사」


도서 정보 제공 : Yes24(www.yes24.com), 알라딘(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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