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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고명재 (지은이)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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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4690072
· 쪽수 : 108쪽
· 출판일 : 2022-12-15

책 소개

“우리 삶의 절망과 희망이 교직되는 순간순간을 절실하게 잘 드러내었다”는 평을 받으며(202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데뷔한 고명재 시인의 첫 시집을 문학동네시인선 184번으로 펴낸다. 고명재 시인의 시세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사랑’이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사랑은 육상처럼 앞지르는 운동이 아닌데
청진/ 수육/ 환/ 아름과 다름을 쓰다/ 왜 이 집에 왔니/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포드 이후/ 너를 태우고 녀석이 불을 핥으려 한다/ 뜸/ 선/ 시와 입술/ 왜 잠수교가 잠길 때 당신이 솟나요/ 연육/ 미더덕은 아름다움을 더 달라는 것처럼/ 페이스트리

2부 귤을 밟고 사랑이 칸칸이 불 밝히도록
비누/ 한정식/ 어제도 쌀떡이 걸려 있었다/ 일흔/ 귀뚜라미/ 둘/ 우리의 벌어진 이름은 울음에서 왔다/ 소보로/ 북/ 물수제비/ 여름 하면 두꺼비가 쏟아져내리지/ 지붕/ 엄마가 잘 때 할머니가 비쳐서 좋다/ 사랑을 줘야지 헛물을 켜야지

3부 자다가 일어나 우는 내 안의 송아지를 사랑해
비인기 종목에 진심인 편/ 송아지/ 몸무게/ 바이킹/ 그런 나라에서는 오렌지가 잘 익을 것이다/ 경주 사는 김대성은/ 노랑/ 등/ 초록/ 사이 새/ 보라/ 우리는 기온이 낮을수록 용감해진다/ 얼얼/ 자유형

발문| 미친 말들의 슬픈 속도-박연준(시인)

책속에서

그때 나는 빵을 물면 밀밭을 보았고
그때 나는 소금을 핥고 동해로 퍼졌고
그때 나는 시를 읽고 미간이 뚫렸다
그때부터 존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가끔 그때의 네가 창을 흔든다
그때 살던 사람은 이제 흉부에 살고
그래서 가끔 양치를 하다 가슴을 쥔다
그럴 때 나는 사람을 넘어 존재가 된다
_「소보로」 부분


가장 투명한 부위로 시가 되는 것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미래가 빛나서
눈 밟는 소리에 개들은 심장이 커지고
그건 낯선 이가 오고 있는 간격이니까
대문은 집의 입술, 벨을 누를 때
세계는 온다 날갯짓을 대신하여
_「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부분


늙은 엄마는 찜통 속에 삼겹살을 넣고 월계수 잎을 골고루 흩뿌려둔다 저녁이 오면 찜통을 열고 들여다본다 다 됐네 칼을 닦고 도마를 펼치고 김이 나는 고기를 조용히 쥔다 색을 다 뺀 무지개를 툭툭 썰어서 간장에 찍은 뒤 씹어 삼킨다 죽은 사람에 관해서는 입을 다물 것, 입속에서 일곱 색이 번들거린다
_「수육」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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