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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건강/취미 > 등산/캠핑
· ISBN : 9788955617399
· 쪽수 : 368쪽
책 소개
목차
서문 - 길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
01 과학적 근대 등반의 아버지 - 오라스 베네딕트 드 소쉬르(1740~1799)
02 지식인이라면 마땅히 산에 올라야 한다 - 레슬리 스티븐(1832~1904)
03 영원불멸의 마터호른맨 - 에드워드 윔퍼(1840~1911)
04 신神은 죽었지만 산은 영원하다 -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1844~1900)
05 더 어렵고 다양한 루트로 올라라 - 앨버트 머메리(1855~1895)
06 알프스 가이드의 독립 선언 - 마티아스 추르브리겐(1856~1917)
07 알프스의 소박한 일상을 그리다 - 지오바니 세간티니(1858~1899)
08 왕족으로 태어나 산악인으로 살다 - 아브루치 공(1873~1933)
09 외다리로 알프스의 시를 쓰다 - 제프리 윈스럽 영(1876~1958)
10 에베레스트의 유령이 된 사나이 - 조지 리 맬로리(1886~1924)
11 친구를 위하여 정상을 버리다 - 프리츠 비스너(1900~1988)
12 나는 고상한 영국 신사들이 싫다 - 에릭 십턴(1907~1977)
13 나는 나 자신을 위하여 오를 뿐이다 - 주스토 제르바수티(1909~1946)
14 대장장이의 육신과 시인의 정신 - 리카르도 카신(1909~2009)
15 산악문학의 빌리언셀러 작가 - 하인리히 하러(1912~2006)
16 마차푸차레의 정상에는 여신이 산다 - 윌프리드 노이스(1917~1962)
17 겸손과 헌신의 정상에 서다 - 에드문드 힐러리(1919~2008)
18 무상의 정복자는 새처럼 날아오른다 - 리오넬 테레이(1921~1965)
19 내 생애는 당신을 만나기 위한 준비 - 헤르만 불(1924~1957)
20 현대 등반의 메피스토펠레스 - 워렌 하딩(1924~2002)
21 단독 거벽등반의 일인자 - 발터 보나티(1930~2011)
22 우울한 히피의 노래 - 개리 헤밍(1933~1969)
23 20세기 최고의 원정대장 - 크리스 보닝턴(1934~)
24 이 놀이에도 지켜야 할 윤리가 있다 - 로열 로빈스(1935~)
25 동중선을 추구하는 바위 위의 곡예사 - 존 길(1938~)
26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하라 - 이본 취나드(1938~)
27 성차별의 산에 맞서다 - 반다 루트키에비치(1943~1992)
28 인류를 대표하는 단 한 사람 - 라인홀트 메스너(1944~)
29 굳이 정상에 오를 필요 없다 - 보이테크 쿠르티카(1947~)
30 히말라야의 거벽에 오른 히피들 - 피터 보드맨(1950~1982) & 조 태스커(1948~1982)
31 산 위에서 펼치는 극한의 퍼포먼스 - 장 마르크 부아뱅(1951~1990)
32 학교를 때려치우고 등반 부랑아가 되다 - 그렉 차일드(1957~)
33 산은 경기장이 아니라 교회당이다 - 아나톨리 부크레에프(1958~1997)
34 실패할 수 있는 꿈을 꾸어라 - 제프 태빈(1958~)
35 나는 등반계의 바비인형이 아니다 - 카트린 데스티벨(1960~)
36 더 높은 난이도의 바위를 찾아서 - 볼프강 귈리히(1960~1992)
37 여자가 아니라 인간일 뿐 - 린 힐(1961~)
부록 - 세계등반사 100대 사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윔퍼는 그 이후 5년 동안 마터호른에만 여덟 번의 도전장을 내민다. 말 그대로 청춘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이 산에 쏟아부은 것이다. 그 모습이 아름답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다. 풍찬노숙과 끝없는 좌절의 나날들. 그럼에도 도저히 잠재울 수 없는 비이성적인 욕망과 열정. 어쩌면 청춘은 무모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그는 1865년 7월 14일, 기어코 마터호른의 정상에 올라서고야 만다. 세계등반사는 물론이거니와 윔퍼 자신도 이 날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윔퍼는 그러나 생애 최고의 영광과 가장 쓰라린 비극을 이날 하루에 모두 맛본다. _03 영원불멸의 마터호른맨
그는 다리를 잃은 지 7년 만에 피나는 재활 훈련을 거쳐 기어코 몬테로사에 올랐다. 오버행(암벽의 일부가 돌출되어 머리 위를 덮은 형태의 바위)과 침니(몸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바위 틈)로 가득한 돌로미티의 침봉들 위로 올라선 다음에는 ‘꿈에 그리던’ 바이스호른으로 눈을 돌렸다. 자신의 청년 시절, 여섯 개의 루트로 도합 여덟 번을 등정했고, 이때 남벽과 북벽에 낸 네 개의 루트는 그 자신이 개척한 초등 루트였다. 한마디로 그의 청춘을 다 바쳤던 산이다. 윈스럽 영은 한쪽 발로 암탑과 눈처마를 통과하고 허리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며 기어코 바이스호른의 정상에 다시 올라선 다음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결코 다른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보인 적이 없는 ‘영국 신사’ 윈스럽 영이었지만 이때만큼은 알프스가 쩌렁쩌렁 울리도록 대성통곡을 했다고 한다. _09 외다리로 알프스의 시를 쓰다
헤르만 불이 낭가파르바트의 정상에 선 것은 1953년 7월 3일 오후 7시였다. 간단히 말해서 되돌아오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다. 그는 캄캄한 밤에 저 홀로 하산을 시작한다. 언제나 그렇듯 등정보다 힘든 것이 하산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이젠 한 짝이 등산화에서 벗겨져 천 길 낭떠러지 아래로 사라져 버린다. 그에게 남은 장비라고는 이제 등산용 스틱 두 개와 아이젠 한 짝뿐이다. 정상 부근에는 잠시 궁둥이를 대고 앉아서 쉴 만한 공간도 없다.
그는 이 상태에서 꼿꼿이 선 채로 비바크에 돌입한다. 세계등반사상 가장 유명한 죽음의 비바크이다. 헤르만 불의 자서전 《8000미터의 위와 아래》에는 이 장면에 대한 묘사가 압권이다. 그는 마치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훌쩍 넘어 버린 초인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이렇게 말한다.
내게는 추위를 막을 비바크색도,
추락을 예방해 주는 확보용 자일도 없었으나,
앞으로 다가올 밤이 조금도 무섭지 않았다.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편안했다.
모든 일이 그저 당연하기만 했다.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_19 내 생애는 당신을 만나기 위한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