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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2775351
· 쪽수 : 208쪽
책 소개
목차
개정판 머리말
초판 머리말
01 내려오지 못한 친구들
02 엄홍길을 닮은 박무택
03 세상의 반대에도 결성된 휴먼원정대
04 가족을 울리는 불효자식들
05 고소 적응 훈련과 고산병
06 셰르파에게 맏형 같은 엄홍길
07 웃음과 눈물의 라마제
08 쉴 틈이 없는 베이스캠프
09 신이여 도와주소서
10 우리랑 같이 내려가자
글을 마치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엄홍길이 박무택의 조난 소식을 들은 것은 얄룽캉(8,505미터) 베이스캠프에서였다.
“뭐라고? 무택이가 어쨌다고”
그는 직직거리는 무전기를 터뜨릴 듯 움켜잡고 고래고래 악을 썼다.
“무택이가 정상 찍고 돌아오다가… 아무래도 조난당한 것 같습니다. 연락도 두절됐습니다.”
엄홍길은 이미 몇 번씩이나 확인한 사실을 묻고 또 물었다.
“무택이가? 나랑 같이 다니던 그 계명대 박무택이가”
엄홍길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조난 소식을 전해온 원정대장 배해동에게 도리어 벌컥 화를 내고 말았다.
“그럴 리 없어! 걘 조난당할 애가 아니야! 이건 뭐가 잘못된 거야!”
그는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어찌해볼 도리가 없어 예언인 듯 기원인 듯 혼잣말처럼 떠들어댔다.
“기다려봐! 무택인 안 죽어! 지금 그냥 무전기가 안 되는 것뿐이라구! 무택이 걔는 그렇게 죽을 놈이 아니야! 그놈이 얼마나 강하고 끈질긴 놈인데!”
우려했던 사태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원들의 고소 증세가 심각해진 것이다. 나는 말로만 듣던 고산병을 눈앞에서 마주하며 경악했다. 히말라야 등반에서 가장 무서운 적은 고산병이라는 말이 빈말이 아니었다. 가장 젊어 힘을 제대로 쓸 것 같았던 대원들이 밥도 못 먹고 걷지도 못하고 구토까지 해대는 것을 보니 안쓰러우면서도 난감한 기분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이래 가지고 과연 우리가 초모랑마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고산병이 난감한 이유는 그것을 예측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만약 그것에 걸릴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면 원정대원을 선발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고산병은 직접 몸으로 부딪혀봐야 안다. 덕분에 국내에서는 호언장담하던 건강한 청년도 막상 히말라야에 오면 병든 닭처럼 만들어 버리고 마는 것이 고산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