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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88955618044
· 쪽수 : 200쪽
책 소개
목차
1부
발견 13
밧줄이 길다 21
오랜 논의 끝에 한 가지 아이디어를 내다 27
첫 번째 재앙 33
위대한 출발 40
침묵 47
계속 전진! 55
새로운 재앙 68
2부
자식들과 손자들한테 들려줄 이야기 81
폭력 89
기다림의 끝 104
숲속을 통과하는 게 그들만은 아니다 117
오만한 궁수 127
추수 135
거미줄에 갇히다 140
3부
삶의 지속성에 대한 아름다운 망상 153
충실한 동반자 164
습격 172
미하엘의 소지품 181
또 다른 발견 187
가슴에 뿌린 흙 한 줌 194
책속에서
밧줄의 끝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굵은 실처럼 계속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 다시 나무 기둥들 사이로 모습을 감춰 버린 것이다. 밧줄은 시간이 갈수록 농부들한테 점점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그들은 마을 역사상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던 중요하고 불가사의한 일을 경험하고 있다는 강렬한 자부심을 느꼈다.
“우린 이미 충분히 멀리 왔네.” 베른하르트가 침묵하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다시 한 번 말했다. “자네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이제 마을로 돌아가야 할 때야. 안 그러면 제시간에 도착할 수 없어.”
남자들은 서로 은밀하게 불쾌하다는 눈빛을 주고받았다. 누군가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투덜거렸다. 욕설 같았다. 몇 사람은 일부러 더 티를 내며 먹는 데 집중했다. 눈치를 보아 하니 당장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은 하나도 없는 듯했다. 모두 아직까지는 힘이 넘쳤다. 모험심 때문이었다. 그들을 이곳까지 이끌어 온 욕망, 즉 완전히 다른 존재의 정체를 밝히고자 하는 욕망이 아직 충족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숲속으로 자신들을 끌어들인 수수께끼의 흔적을 따라 계속 행군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오히려 수수께끼의 해답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시간이 빨리 흘러갔지만 아무도 그것에 주목하지 않았다.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열망이 너무 강렬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