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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6374055
· 쪽수 : 328쪽
책 소개
목차
제1장 이상한 나그네
제2장 능해에서 귀환을 알리다
제3장 회복과 재회
제4장 암운 드리운 한양으로
제5장 드러나는 황제 독살 음모
제6장 황제의 위로
제7장 피맛골 암습
저자소개
책속에서
송이는 그를 찾아온 사람들의 마음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놀랐다. 멀쩡한 장정이 머리를 땅에 박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마루 아래 땅바닥에 무릎을 꿇은 이들은 시간이 지나도 일어날 줄을 몰랐다.
높은 사람이 하라 한다고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마음에서 우러나야 가능한 것이다. 며칠이고 그렇게 있을 것 같았다. 정성진은 잠시만이라는 말을 남기고 입정에 들어갔다. 아무것도 없는 존재가 처음 숨을 쉬기 시작한 것과 같이 그가 입정에 들어가자 작은 기미가 느껴졌다. 그것은 마치 실 한 올처럼 가느다랗고 엷은 것이라 무예를 익힌 이들이 기감으로 느끼기에는 사람이라고 느끼기에도 어려울 정도였다.
정성진은 황제의 천수가 다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의 중심으로 삼았다. 갑작스런 환우와 병명을 알 수 없다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유일한 진실이라 여겼다. 추론의 끝은 단순한 것이었다.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환우라면 이것은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 여겨졌다. 일 년여를 누워 있는 것은 그 병의 성격과도 관계가 있을 것이다.
황제가 눕기를 바라는 이들은 다음 권력이다. 다음 권력은 당연히 태자인데 태자가 그러지 않았다면 태자까지 갈아치울 수 있지 않을까?
인연이 소중하고 그립다. 귀환하는 길에서 만나는 인연들 이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시간이 가져온 변화가 어떤 것은 기쁘고 놀랍지만 어떤 것은 여전히 해결 안 되는 문제로 가슴이 아프다. 사람을 미소 짓게 만드는 것은 그 변함없음이다. 시간의 격랑 속에서도 바뀌지 않는 가치가 보일 때 살아 있음에 감사하게 된다.
생애 전 과정을 되짚어가는 것이 귀환이다. 사람들을 만나면서부터 정성진은 귀환을 실감했다. 회복할 때는 그저 그런 존재로 숨 쉴 뿐이었지만 접견과 기억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살아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했다.
같은 사람이지만 이전과 같지 않음을 보게 되고, 많은 것들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동일한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 귀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