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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6602776
· 쪽수 : 275쪽
· 출판일 : 2008-12-22
책 소개
목차
1부
1 ~ 12
친구 1
친구 2
2부
13 ~ 23
친구 3
친구 4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난 나이가 들어가는데 아버지는 그대로이신 거야. 보기 좋더라. 그런데 문득, 어쩌면 아버진 내가 당신만큼 나이 들기를 기다리고 계신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 거야. 내가 당신 나이를 쫓아가면 그때 나란히 걷자고 말이다. 그래서 열심히 나이를 먹었지. 한 오 년쯤 더 지나니 아버지가 슬슬 친구같이 느껴지는 거야. 후후…… 그런데 말이다, 막상 아버지가 친구 같다고 느껴지자 더럭 겁이 나는 거야. 어느 날 번쩍 눈을 뜨시고 나를 보시면서, ‘당신은 누구요?’ 하면 어떡하나 하는……. 그래서 내가 나이 먹길 중단했던 거야. - 2부 친구3장, 157쪽
그것은 작은 잔치였고 축제였다. 영원히 함께할 수 없는 것이 이치이기도 했지만 한세상 왔다가 돌아가는 길 그리 애통해 할 건 또 무엇인가. 아무것도 없는 빈손으로 세상에 찾아와 그래도 이름 석 자는 남기지 않았는가. 힘이 들었건 재미가 있었건 인연을 맺어 기억해 줄 사람들도 있지 않는가. 내 피와 뼈를 이어받은, 소위 후손이라는 씨도 남기지 않았는가. 그것만으로도 가히 잔치라 할만 했다. 게다가 아버님은 지극한 사랑 속에서 너무도 잘 살았던 인생이 아니었나. 차라리 입을 다물어 마음에 없는 원망의 말조차 실수하지 않았다. 잘 살았던 사람은 세상과 이별한 이후에도 그만큼 잘 살 수 있다던가. 과연 이제 또 다른 아름다운 길을 찾아가는 것이니 축제라 해야 하리라. - 2부 친구4장, 198~199쪽
어머니. 당신의 피를 흘려 나를 낳고, 당신의 땀과 눈물로 길러주었는데 나는 당신에게 뼈를 에는 고통으로 은혜를 돌려야 합니다. 그러나 당신이 가시는 길, 먼저 배웅하지는 못해도 잊은 것이 아님은 믿어주소서. 내 어찌 당신을 잊을 수 있으리까. 당신은 지은 죄가 없음에도 언제나 죄인인 양 눈길을 피했지만 모진 소리 한마디 말하지 않은 당신의 사랑을 제 영혼 속에 간직합니다. 부모와 자식으로 맺은 인연, 그 깊고도 깊은 인연이 이 생애 한 번으로 끊어지지는 않을 터이니 언젠가는 당신에게 속죄할 날 있을 테지요. 눈이 감아질까 모르겠습니다. 당신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면 차마 눈조차 감지 못할 듯합니다. 그래요, 감겨지지 않는다면 뜬 눈으로 당신을 기억하며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면 될 테지요. 이제 다시 이 악물어 흘러내리는 눈물을 참지는 마소서. 그 눈물이 마음의 병이 되어 당신마저 훌쩍 떠나면 내 아내가, 당신의 며느리가, 손자들의 어미가…… 너무 가엾습니다. 그마저 감당하기에는 너무 여린 사람입니다. 당신의 업입니다. 그리 여기어 지켜주기를…… 간절히,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 2부 21장, 24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