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세계사 일반
· ISBN : 9788956607887
· 쪽수 : 800쪽
· 출판일 : 2014-08-18
책 소개
목차
감사의 글
서문
1부 뜨거운 곳을 벗어나 얼음을 향하여
2부 전쟁에 대한 불편한 진실
3부 칼과 말
4부 뒤죽박죽인 세계를 넘어서
5부 마침내 활짝 열린 세계
6부 자유를 향한 꿈
7부 자본주의와 그 적들
8부 1918년부터 2012년까지: 우리 시대
옮긴이의 글
후주
참고문헌
찾아보기
리뷰
책속에서
세계의 역사를 쓰려는 시도는 터무니없는 짓이다. 한 사람이 소화하기에는 정보량이 엄청나게 방대하고, 읽어야 할 자료는 한도 끝도 없지만 오류의 가능성이 무척 높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의 역사를 쓰고, 그것을 읽어야 하는 유일한 이유가 있다면, 세계의 역사를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멍청한 짓이기 때문이다. 과거를 돌이켜 볼 때 우리 자신을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지배자들이 어떻게 현실 감각을 상실하고, 어떤 이유에서 혁명이 행복한 사회보다 독재자를 낳는 경우가 더 많은지, 또 어떤 이유에서 일부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풍요로운지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면, 우리 시대를 이해하기가 한결 쉬워질 것이다.
_p10, 「서문」 중에서
클레오파트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눈을 똑바로 뜨고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 시의 여운과 영화의 잔상, 셰익스피어와 할리우드, 그럴싸한 로마의 소문과 빅토리아 시대의 에로틱한 그림 너머를 보아야 한다. 클레오파트라는 요부도 아니었고 바람난 여자도 아니었다. 그녀는 영리한 정치인이었다. 로마 공화정이 붕괴되자 로마의 권력자를 조종하려고 애썼던 강인하고 약삭빠른 그리스 통치자였지, 매혹적으로 치장하고 쾌락을 좇은 여자가 아니었다. 그녀의 삶은 한때 지중해의 강국이었지만 몰락해 가던 왕국, 즉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운명을 되돌리려는 끝없는 투쟁이었다. 따라서 그녀는 고대의 역사에서 위대한 패자 중 한 명이었다. 그녀의 죽음과 더불어, 과거에 파라오의 통치가 사라졌듯이 알렉산더 대왕의 사후에 시작된 제국이 사라졌다.
_p210 「클레오파트라와 카이사르」 중에서
마침내 도박 빚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불어났다. 수개월 전에도 그는 자신의 영지에 속한 마을 하나를 또 팔아야 했다. 26명의 농노와 그들의 가족도 함께 넘겼다. 당시 농노들은 동전처럼 취급되었다. 이제 그는 자신이 태어난, 할아버지가 지은 집까지 팔아야 할 처지였다. 그 대저택은 경쟁 관계에 있던 지주에게 넘어갔고, 그 지주는 그 저택을 분해하여 마차에 싣고 가서 자신의 땅에 다시 세웠다. 저택의 양쪽에 있는 작은 별채만 덩그렁 남아, 그 사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듯했다.
도박 빚을 갚기 위해 농노들을 팔거나, 농노 여자를 강간하는 짓은 당시 따분하고 불만에 싸여 살던 응석받이 러시아 귀족 아들들 사이에서 보기 드문 행동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남자는 당시 20대 후반이던 레프 톨스토이였다. 톨스토이는 훗날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소설가로 손꼽히며, 그를 우상화하는 러시아에서만이 아니라 세계 전역에서 도덕적인 권위자가 되었다.
_p551~552, 「상습적인 도박꾼에서 성자로: 러시아의 잃어버린 기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