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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7492376
· 쪽수 : 175쪽
· 출판일 : 2025-02-07
책 소개
목차
1. 칼춤
2. 천한 점 것들
3. 살아난 기억
4. 시작한 성경 공부
5. 차별
6. 흙 작업
7. 한백겸 아저씨의 신유박해
8. 나의 을해박해
9. 정약종, 황사영, 나의 선생님
10. 항아리에 구름이 피어오르듯
11. 땅굴 속 황사영 선생님
12. 차주원 아저씨
13. 하느님이 참말로 계셔요?
14. 애기동이에 새긴 십자가
15. 1827년 2월, 정해박해
16. 관아에 끌려온 마을 사람들
17. 거룩하시도다 온누리의 주 하느님
18. 전라감영으로 이송되다
19. 숨죽인 사람들
20. 모여드는 아이들
21. 다시 덕실마을
22 기해박해가 정해박해를 끝내다
23. 천주의 아이들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결국 일이 터졌지. 어느 날, 관군들이 들이닥쳤어. 황사영 선생님뿐만 아니라 우리 아버지부터 회장님의 가족까지 모두 잡혀 갔지?”
“왜요?”
“왜긴, 천주쟁이라고 잡아들인 것이지.”
“천주쟁이가 무엇을 잘못했는데요?”
“여자도 남자와 똑같이 존귀한 사람이라고 했고, 아이들도 어른들처럼 대접을 해 줘야 하고, 천민들도 양반들과 똑같은 사람이라고 했고, 제사도 지내면 안 된다고 했단다.”
“생각해 보니 좀 떨리는데요?”
“어디 그것뿐이겠느냐? 임금님도 우리들도 모두 똑같이 귀한 사람이라고 하느님은 말씀하신단다.”
“난, 하느님을 믿지 않는다고 했단다.”
엄마는 다시 말을 끊고 한참 동안 있었다.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푹 수그린 채 말을 이었다.
“고문 받는 사람들의 고함소리와 신음 소리만으로도 치가 떨리게 무서웠다. 난 네 핑계를 댔단다. 하느님, 하느님 용서해 주십시오. 우리 찬성이를 살려 주십시오, 하느님!”
엄마는 나를 안고 있는 듯, 어린 나를 어르는 듯 몸을 앞뒤로 흔들었다.
“난 내가 고문을 당하는 걸 상상하는 것도 싫었고 무서웠지만 내 몸이 만신창이가 되면 너를 어떡한단 말이냐? 그렇잖아도 병치레 많은 너를 돌봐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난 모든 게 너무너무 무서웠단다.”
엄마가 배교를 한 게 내 탓인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