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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57511459
· 쪽수 : 440쪽
· 출판일 : 2004-01-07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동안 참을 만큼 참았다. 이번이 마지막이야. 더 이상은 없어. 경주로 내려가거라. 가서 일 열심히 하고 있어. 한푼도 없이 외국으로 쫓겨 가기 싫으면."
한숨에 섞여 패색(敗色)이 드러나 보였다면 착각일지도 모른다. 말씀대로 아버지는 참을 만큼 참으셨다. 그러나 그는 아버지의 인내력을 필요로 한 것이 아니었다. 계단에 주저앉으며 수완은 말했다.
"싫습니다."
"싫어? 너는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어. 그동안은 너를 싸고도시는 할아버지 때문에 어쩔 수 없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할아버지도 동의를 하셨어. 이제 누구도 네 편이 아니다. 너 혼자란 말이야. 사내자식이 그렇게 정이 깊어서 어디다 써?"
윤 사장은 고함을 치듯 큰소리로 말했다. 어둠 속에서도 그가 분노를 겨우 억누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음날 수완은 원치도 않았는데 그를 따라다니는, 아버지의 지시를 받았을 게 분명한 남자를 달고 경주라는 곳으로 향했다. 십 몇 년 전 경주 지점 개점 행사 때 온 가족이 내려가 이틀 밤인가를 자고 온 후로 처음이었다. 그는 뒷좌석에 앉아 손가락으로 모자를 돌리며 운전을 하는 남자를 쳐다보았다.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이 남자는 말을 걸지도, 받아주지도 않고 수완을 따랐다. 맘대로 해라. 너도 그것이 직업일 테니까.
수완은 자신의 감시자일 그가 귀찮기도 했지만 한 가지, 술을 마실 때는 편하기도 하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그는 마치 '개'처럼 수완에게 끌려 다니는 것으로 보였지만, 실제로는 '개'처럼 묶어두고 있을지도 몰랐다.
경주로 가는 길은 꽤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