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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57513750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08-03-13
책 소개
목차
INVITATION; 컬러를 입을 준비가 되었나요?
BLUE 시작이 낯설다
Prepare myself; 여행 전 준비해야 할 것
Coffee;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아
Transit; 떠난 뒤에야 내가 어리석었음을
Sky in the night; 그냥 하늘 위일 뿐
Airport; 혼자라는 지독한 진실
Good morning; 깨어 있는 사람은 분명 있다
Traffic mark; 난 어디로 가는 걸까?
Free ticket; 어디서든 타도, 내려도 좋다
Station; 저마다 다른 기다림
Street food; 더운 나라의 공통점
GREEN 왠지 꿈꾸고 있는 것 같아
Sonloup; 내려갈 이유가 충분합니까?
Bottle; 그 어느 것도 하찮지 않음을
Mart; 뭐든 담을 수 있는 자유
Telephone; 존댓말 하는, 그런 사이
Window & door; 당신의 하루와 함께하고 싶다
Zaanse Schans; 엄마가 꿈꾸는 집
PINK 새로움, 그리고 아름다움
Key; 다시 태어난 자유로움
Vintage; 상상 + 상상
Sketch; 시간 붙잡기
Flamingo; 당신 없이 살 수 없어
Hand; 나이에 맞는 아름다움
Flower; 사랑하는 방식
Band; 가능한 많은 것을 사랑하기
ORANGE 점점 익숙하고 능숙해지다
AM 6:33; 일찍 일어나는 법
Tag; 소중함을 늘 외울 것
Oldies but goodies; 난 언제나 가능하지!
Thailand; 낯선 곳에서 만난 낯익음
Girls; 꼬마와 친구 하는 법
PM 7:05; 당신은 노을을 어떻게 감상하나요?
Money; 진짜 착해지는 법
Toilet; 사진을 잘 찍는 법
Birthday; 그저 365일 중 하루일 뿐
BROWN 상처 이겨내기
Ice cream; 괜찮아, 괜찮아
To my feet; 나를 위해 힘내줄래?
Horse; 당근이 필요한 시간
Step up; 어려운 건 없어
Stray cat; 영원히 길을 잃지 않는 법
Me; 나에게로 가까이
Fix; 마음까지 고치는 아저씨
Sunset; 마음속의 공원
YELLOW 그 냄새가 몹시 그립다
Subway; 조금만 zoom in 하면
Raining; 추억은 그냥 추억하기
McDonald’s; 아이라서 좋은 것
Worker; 내 사과를 받아줄래요?
Sign; 내가 만일 나를 표현한다면
From Laos; 법이 필요 없는 곳
Cook; 만 그릇의 아름다운 도전
VIOLET 조금은 느리게, 천천히
Self camera; 현재의 나를 사랑하기
Step by step; 느림의 미학
Prey; 희망이란 기적
Rest; 추억대로의 기억
Walk; 어떤 선택
Game; 또 다른 꿈을 준비했나요?
RED 열정, 그리고 위험
NO, NO, NO; 세상보다 더 혹독한 금지
Kuta; 누구나 늘 옳을 순 없지
Market; 어차피 잃을 거라면
Emirate Airline; 모르니까 좋았어
Chair; 나의 의자로 돌아와 줘
Coke; 중독은 열정과 집착의 시소게임
Gogh; 멈추고 싶은 순간
Car; 선입견 깨부수기
WHITE 또 다른 나로 채워가다
Upset; 가끔은 좋은 잠수
Rent; 그의 여유를 빌리다
One dollar!; 의욕을 상실한다는 건
Back view; 뒷모습은 또 다른 나
Cheating shooting; 비밀 놀이
Number plate; 의미를 붙이느냐 마느냐
Receipt; 나의 여행 역사
Dubai; 외로움 받아들이기
Party girls; 철없이 의심 없이 신나게
Kiss; 잃어버린 마음을 쓸어 담다
Hotel voucher; 나를 위한 선물
BLACK 끝이 시작을 낳다
Daybreak in Harajuku; 마음의 소리를 듣는 곳
Camera; 카메라의 법칙
Free hugs; 그 어떤 위로보다 큰
Shadow; 매일이 허구처럼
Shopping; 인생은 여행지에서의 쇼핑과 같아
New York; 혼란이 질서인 도시
Cool stuff; 세상에 미련이 많은 사람
Wedding; 또 다른 시작
Black dress; 내 마음은 세일 중
Mime; 사랑을 시작할 때의 약속
London; 다시 가고 싶지 않은 이유
Devils; 외향적입니까, 내향적입니까?
Night building; 돌아가야 해
Bye; 낯설음을 위해 떠나기
Missing note 나를 깨워줘, 처음 시작하는 것처럼
리뷰
책속에서
Sketch 시간 붙잡기
아침을 거르고 너무 많이 걸은 탓에 별이 보일 지경이었다. 이럴 땐 수많은 물건과 그 수에 비등하는 사람들로 붐비는 시장 속으로 비집고 들어가는 게 좋다. 바쁜 움직임은 공복감마저도 지워주는 법이니까. 유기농 야채를 파는, 떠들썩한 천막 그늘에서 샌드위치를 먹고 있는데, 큼직한 배낭을 멘 커트 머리의 여인이 성큼성큼 다가왔다.
상인들의 천막 사이,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멈춘 그녀는 무언가를 끄집어내어 힘줄이 불거져 나올 만큼 쭉 폈다. 간이 의자였다. 그곳에 앉아 배낭만한 스케치북을 꺼내더니, 까만 데생용 연필을 깎았다. 무슨 미션을 수행하듯 착착 진행되던 그녀의 행동은 손에 연필을 쥐면서 평안을 맞이했다. 왠지 그녀의 숨소리마저도 고른 박자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녀 주위의 공기 움직임이 돌변했다. 손은 캔버스를 단숨에 내달리고, 캔버스엔 시장의 풍경이 담겨졌다. 대충의 사람 골격과 배경의 윤곽을 잡은 뒤 서서히 치밀하게 내부를 메워가는 그녀. 사람이 오가는 움직임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마치 그녀가 처음 외곽을 그렸던 시간에서 세상이 멈춘 것 같은 환영에 휩싸였다.
내가 성급하게 흘려보내고 말았던 풍경을…… 그녀는 자기 것으로 만들고 있었다. 그녀는 그렇게 자신이 원하는 시간을 붙잡고 있는데, 난, 나는 시간을 붙잡고 싶을 때 어떻게 해야 하지?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그녀가 나였으면 싶었다.-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