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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57514733
· 쪽수 : 234쪽
· 출판일 : 2005-02-10
책 소개
목차
1권
서문
죽음의 물길
이순신, 그 공포의 이름
수평의 폭포
울부짖는 바다
늙은 호랑이와 젊은 표범
거대한 도박판
죽음의 아가리
사라진 기회
최후의 위기
구원군
죽음의 바다
2권
적의 소굴
최악의 악몽
운명의 만남
진정한 공포
최고의 선물
꿈
미래의 제왕
네가 죽고 내가 살다니
죽일 놈
새로운 삶
반역의 얼굴
바다 건너의 동조자
3권
힘의 무게
죽음의 색채
돌아온 밀사
바다와 육지
추적자
새로운 부하
시작된 승부
반역의 대본
추적의 끝
마지막의 시작
최후의 날
저자소개
책속에서
감격에 찬 만세 소리 대신 아비를 찾는 어린 계집아이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바다를 갈랐다. 곧 서방과 아들을 부르는 울부짖음이 악머구리처럼 들끓자 병사들이 끅끅대며 울었다. 나의 장검에 눌려 감히 소리 내어 울지도 못하는 그들의 울음이 나를 이물에서 돌아서게 만들었다.
"전력으로 저어라! 우리가 먼저 가서 명량을 막아야만 하느니, 잠시도 지체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나는 송희립과 김탁, 우치적을 비롯한 장수들에게 전투준비를 명한 다음 선실로 들어섰다. 좀 전에 장수들을 위협하던 장검은 그저 지팡이 노릇을 하는 것에 만족할 따름이었고 나는 이미 쉰 셋이나 먹은 늙은이에 불과한 나의 육체를 의자에 내던졌다.
-그때가 좋았었지......
나는 임진년에 시작된 전쟁에서 엄청난 전과를 거두었다. 닥치는 대로 격파하여 연전연승을 거두던 나는 그 해 7월, 한산도의 견내량과 안골포에서 왜놈들을 모조리 바다에 쓸어 넣었다. 그 자체의 전과도 대단했지만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자신이 구상하고 명령한 대전략 - 수군들이 서해를 통과해서 보급로를 개척한다는 수륙병진(水陸竝進)의 전략 - 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에 전쟁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으니 내가 생각하기에도 실로 엄청난 공이었다. 나는 그 공으로 삼도수군통제사(三道水軍統制使)라는 전무후무한 벼슬에 올랐고 정2품의 정헌대부(正憲大夫)에 오를 수 있었다. 나보다 낮은 사람들이 나를 대감으로 부를 수 있던 것은 그때부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