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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개신교) 신앙생활 > 신앙생활일반
· ISBN : 9788957975862
· 쪽수 : 254쪽
· 출판일 : 2011-04-20
책 소개
목차
준하가 준하에게 보내는 편지
저자의 글
프롤로그
1부 소아암에 걸린 아들을 짊어짐
브뤼셀에서 받은 한 통의 전화
아내의 얼굴에서 발견한 사랑
내가 대신 아플 수만 있다면
짊어짐, 그 사랑 이야기
2부 한 사람을 향한 짊어짐
후회하며 살 수는 없다
아들의 회복을 위해서
한 사람을 구하는 것은 세상을 구하는 것
비전을 통해 아픔을 극복하다
3부 하나님 나라를 위한 짊어짐
짊어져야 꿈이 생긴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다
짊어짐의 열매
성경 속에 나타난 짊어짐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아들 녀석 옆에서 지켜본 항암치료는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항암치료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세포도 함께 죽이는 것이기 때문에 보통 건강한 성인들도 견디기 힘든 과정이다. 아들이 맞은 항암주사는 다섯 종류였다. ‘VCR, CDDP, ADR, CYTOXAN, DACTINOMYCIN’이라는 항암주사였는데, 각 주사마다 다양한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 흔하게는 식욕부진, 변비, 복통, 탈모, 설사, 구토, 구내염 등이 있고, 흔하지는 않지만 시력장애, 신장기능장애, 청력장애, 심혈관부작용, 골수기능장애, 피부 변화, 간기능장애, 불임, 폐기능장애, 발작, 피부 괴사 등이 있다고 했다. 듣고 있기만 해도 끔찍했다. 한마디로 이런 위험한 항암주사를 맞아서 암세포를 죽이거나, 아니면 부작용으로 아이가 잘못되거나 둘 중 하나였다. 그만큼 항암주사의 독성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었다. 그러다 보니, 이런 부작용을 중화시키는 약도 많이 먹어야 했다. 아들 녀석은 하루 종일 약과 씨름해야 하는 것이다.
“아홉 살이면 죽는 거 아니에요?” 순간 나는 말문이 막혔다. 준하가 들었을까 봐 눈치를 보고 있는데 다행히 준하는 못 들은 것 같았다. 아마도 옆 병상의 아홉 살짜리 누군가가 먼저 하늘나라로 갔을 것이다. 그래서 그 녀석은 아홉 살은 하늘나라로 가는 나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나는 얼른 말했다. “이 녀석아, 아홉 살은 초등학교 2학년이 되는 나이지.” 그러자 그 녀석은 “아, 그래요?” 하고는 보던 책으로 눈을 돌린다. 여섯 살짜리 아이의 입에서 나온 죽음에 대한 이야기로 하루가 참 답답해지는 기분이었다. ‘준하에게도 아홉 살은 올까?’ 갑자기 이런 약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하나님, 준하에게 아홉 살에 아홉을 곱해주세요. 그래서 80세는 넘어서 하나님 영광 드러내고, 내가 먼저 가 있는 천국에서 만나게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지금 준하는 아홉 살을 훌쩍 넘어 열한 살이 되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다. 아홉 살만 넘기기를 기도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된 것이다. 그리고 나는 하나님께서 그때의 내 기도를 들어주셨음을 믿는다.
파티가 끝나고 사인회가 있었다. 나도 길게 늘어선 줄의 끝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준하 씨의 다음 스케줄 때문에 사인회가 끝났다고 했다. 나까지 오려면 아직 줄이 남아 있었는데, 나는 아들에게 꼭 사인을 받아온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좀 미안했지만, 얼른 앞으로 달려가서 매니저에게 사정 이야기를 했다. 우리 아들 이름이 ‘박준하’인데, 이름이 같은 ‘정준하’ 씨에게 꼭 사인을 받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매니저는 곧 정준하 씨에게 다가가서 이야기했고, 정준하 씨는 웃으면서 자신과 이름이 같은 준하에게 사인을 해주었다. 정말 다행이었다. 준하가 너무나 기뻐할 것을 생각하니 내 마음도 기뻤다. 그리고 사실 연예인에게 받아본 유일한 사인이기도 했다. 이 사인과 아들 녀석이 정준하 씨를 바로 자신의 눈으로 보게 된 것은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아들에게는 큰 자랑거리고, 힘이 된 것이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