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 노트 1

책의 표지는 두꺼웠고, 십자가가 조각되어 있었다. 그 표지가 나타내는 주제는 간단 명료한 것으로써 그가 처음으로 시도했던 일 중의 하나였다. 깊숙이 새겨져 있는 십자가. 그 십자가의 선에서는 별이 뿜어내는 것 같은 빛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성모마리아.

그녀의 손은 위로 치켜 올라간 손톱을 가졌고, 다리는 십자가의 가로장을 따라 넓게 벌어져 있었다. 그 모습은 자신이 십자가에 못 박힘과, 그녀가 가질 수 있었던 유일한 아이의 탄생에 얽힌 죽음의 고통을 드러내 보이고 있었다. 땅으로 향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압지 옆에 있던 자신의 자리를 향하고 거꾸로 태어난 그 아이의 탄생을 말이다. - 1권 76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