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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58071327
· 쪽수 : 296쪽
책 소개
목차
글머리에
1. 말과 글을 버리고 선택한 시골생활
빨간 양철지붕 집 / 딱새네 / 나는 한때 신비주의자였다 / 한여름날 그늘 밑에서 / 감나무에서 나는 소리 / 대포로 새를 쫓다니 / 네 마리 강아지 도, 레, 미, 파 / 초가집이 있던 자리 / 수해 전후
2. 세속과 떨어져 사는 예술가의 삶의 풍경
청설모와 호두나무 / 작업실 스케치 / 소풍 나온 듯 15년을 살다 / 화가가 바라본, 화가 박동진 / 누구나 가슴속에는 / '스타타워갤러리' 개인전 / 옆집 할아버지 / 어둠속에 벨이 울릴 때 / 슬픈 꿈
3. 자연의 빛깔, 자연의 향기에 빠져들다
별을 찾아서 / 길에 대한 짧은 이야기 / 작은 연못 / 꽃을 사랑하는 방법 / 산불 / 땅을 지키는 방법 / 폭설
4. 물안개 피어 오르는 마을의 화가
강가에서 만난 친구 / 산에서 만난 사람 / 기타 소리 / 파랑새는 날아가고 / 칼 던지기 / 비 오는 저녁 강가에서 / 그림 그리는 기쁨과 슬픔
5. 또각또각 멀어져 가는 일상의 발자국
플라타너스 그늘 아래 / 작고 푸른 궁둥이 / 견지낚시 / 짧은 무전여행 / 물웅덩이 / 그 옛날 시냇가에서 / 꼬부랑 할머니가 지나가신다 / 하늘나라에서 당구 한 게임 / 기차를 기다리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뽀얀 간유리 밖으로 반짝이며 움직이는 게 뭔가 싶어서 창문을 막 열어젖힌 참이었다.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눈 녹은 물이 돌담 위로 쏟아지고 있었다. 따사로운 햇살에 영롱한 구슬조각이 이리 튀고 저리 튀어 황홀한 봄날 아침이다.
고드름 조각이 철컥철컥 떨어진 주변이 벌써 푸릇푸릇하다. 눈 녹은 물은 참 맑기도 하지. 초봄에 이렇게 큰 눈이 오다니. 저 눈 녹은 물이 흘러가는 속도로 봄이 다시 다가오는 것이리라. 그래, 봄 눈 녹듯이, 그저 봄 눈 녹듯이 그렇게... - 본문 중에서
갑자기 우리가 쓴 우산이 뒤집어졌을 때가 생각나 혼자 웃었습니다. 비에 젖은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마주보고 웃던 그날이 언제였지요? 가지런히 빛나던 그 하얀 이를 차갑고 매끄러운 그 창백한 손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오늘같이 빗속에 간간이 바람이 섞여 보는 날이면 일부러 우산을 들고 밖으로 나가봅니다. 어느 순간에 아득히 잊혀져 가던 그날들이 너무나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바람에 혼자서 놀라기도 한답니다. 시간은 저기 저 강물처럼 가끔씩은 소용돌이도 치고 제자리에서 맴돌기도 하는 걸까요? 제 가슴속에서 쉬지 않고 맴도는 이 그리움처럼 말입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