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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어문학계열 > 국어국문학 > 고전문학론
· ISBN : 9788958622093
· 쪽수 : 282쪽
· 출판일 : 2007-10-30
책 소개
목차
아빠의 말 | 여행, 책, 그리고 삶
다훈이의 말 | 대화, 소통, 그리고 가치
다영이의 말 | 여행, 사랑, 그리고 행복
Round 1 부모 노릇, 자식 노릇 『바리공주』, 『리어 왕』
Round 2 사람은 왜 사랑하는가? 『향연』, 『사랑의 기술』
Round 3 보이지 않는 세계와 관계 맺기 『어린 왕자』, 『소학』
Round 4 영웅이냐, 성자냐 『그리스 신화』, 『삼국유사』
Round 5 미운 오리 백조 되기 『왕오천축국전』, 『미운 오리 새끼』
Round 6 운명아, 길을 비켜라 『무정』, 『안티고네』
Round 7 성공의 기준은 무엇인가? 『소크라테스의 변명』, 『행복론』
Round 8 만약 내가 죽지 않는다면? 『걸리버 여행기』, 『길가메시 서사시』
Round 9 인간은 동물보다 우월한가? 『이기적 유전자』, 『플랜더스의 개』
Round 10 큰 가르침을 찾아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알라딘』
Round 11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솝 우화』
책속에서
아빠 다훈아, 네가 파파걸이라니……. 아빠는 두 딸을 훌륭하게 키운 사람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너희 자매의 성장 과정을 봐온 사람들은 모두 아빠를 부러워해. 하지만 아빠를 부러워하는 소리를 들을 때면 늘 쓴웃음이 나와. 사람들은 아빠와 너 사이에 있었던 갈등을 모르거든. 사실 우리도 여느 가족과 다를 바 없이 갈등을 겪었는데 말이야. 갈등이 없을 수는 없잖아. 한데 네가 아빠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아빠가 원하는 대로 했다니, 아빠로서 당혹스러움을 금할 수가 없구나.
다훈 아빠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아빠의 생각대로 가야만 할 거라는 강박관념이 나를 짓눌렀다는 표현이 더 정확해요. 어릴 때부터 여행을 하면서 아빠는 내게 많은 세상을 보여주며 넓은 시야를 가지게 해줬어요. 그리고 이른바 성공에 이르는 직선 경로를 타게. 또는 아빠가 겪었던 실패를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내 진로에 대해 이야기도 많이 해줬고요. 난 아빠가 말하는 방법대로 가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산 것 같아요.
그런데 내 능력이 아빠의 기대와 차이가 생기면서 아빠 말을 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괴로워지기 시작했어요. 만약 아빠가 나 혼자 결정한 길이 실패하더라도 그냥 내버려두었다면, 난 지금만큼 대단한 아이는 아닐지라도 나 스스로에게 자신감 있는 아이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 본문 21~22쪽, 「부모 노릇 자식 노릇」 중에서
다훈 이왕이면 모든 ‘조건’을 갖춘 사람이 내 옆에 있다면 좋겠지만, 난 사랑이 그렇게 조건으로 오지는 않는다고 봐요. 《향연》에서도 돈과 권력에 팔린 사랑은 추악하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오늘날 우리 나라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결혼 상대의 첫 번째 조건이 돈 많은 남자인 걸 보면 좀 씁쓸해져요. 돈이 많으면 많은 걸 누리고 살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마음의 평화까지 가지고 오진 않을 테니까요. 아무리 비싸고 좋은 음식을 먹어도 불편하게 먹다 체한 경험이 있는가 하면, 싼 음식점에서도 상대화 함께 있는 시간이 행복해서 일어나고 싶지 않을 때가 있어요.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음은 상대방이 가진 ‘소유’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내 옆에 있는 사람의 ‘존재’에서 결정되어야 해요.
다영 나도 사람을 볼 때 스펙만 따지는 건 아니니까 오해는 말아줘요! 난 나와 비슷한 취향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과 함께 인생을 즐기고, 일에 대해서도 서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길 바라. 스펙이란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토대 같은 거라는 말이지,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아빠 음, 아빠가 너희에게 해주고 싶은 충고는 ‘현재 그 사람의 상태가 아니라, 10년 후에 그 사람이 나의 기대 수준에 맞을 것인가.’를 보라는 거야. 예컨대 아빠를 봐. 대학 시절의 아빠가 볼 게 있는 사람이었냐? 두메산골에서 태어났고, 농사꾼이었던 할아버지는 대학 1학년 때 돌아가셨고……. 지금 너희가 말하는 ‘스펙’으로 보면 아무것도 아닌 환경이었잖아. 그러나 다영, 지금 아빠 정도면 어때? 지금은 스펙이 좋더라도 10년 후 전망이나 활력이 없을 녀석과 지금은 스펙이 나쁘더라도 미래가 보이는 녀석 중 누굴 잡아야 하나?
-본문 50~51쪽, 「사람은 왜 사랑하는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