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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8642435
· 쪽수 : 180쪽
· 출판일 : 2007-06-20
책 소개
목차
서문
1.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편지 - 김남조
너를 사랑한다 - 강은교
늦가을 - 김사인
갈대꽃 - 유안진
첫사랑 - 고재종
사랑의 위력으로 - 조은
사랑 - 안도현
사랑의 편지 - 유하
더딘 사랑 - 이정록
별에게 묻다 - 고두현
2. 그릴 수 없는 사랑의 빚깔까지도
그립다고 말했다 - 정현종
묘비명 - 서정윤
봉숭아 - 도종환
딸기 - 장석주
목련 - 류시화
치자꽃 설화 - 박규리
꽃 - 기형도
오동꽃 - 장석남
민들레 - 신용목
바람의 노래 - 최형철
3.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한 잎의 여자 - 오규원
바다 - 이성복
일찌기 나는 - 최승자
모슬포에서 - 김영남
소나무 연가 - 이해인
쓸쓸한 날에 - 강윤후
이별한 자가 아는 진실 - 신현림
내 영혼의 마지막 연인 - 김태동
나를 위해 울어 주는 버드나무 - 이윤학
나무를 붙잡고 우는 여자 - 박형준
4. 다 잊으니까 꽃이 핀다
조그만 사랑 노래 - 황동규
봄길 - 정호승
혼자서 부른 노래 - 서정춘
푸른 나무 - 김용택
여행 - 이진명
강가에서 - 윤제림
가을 - 윤희상
땅끝에 서면 몬드리안의 바다가 보인다 - 이흔복
물로 빚어진 사람 - 김선우
풀 - 서종택
5. 그래도 나는, 사랑을 믿는다
꿈꾸는 당신 - 마종기
가시나무 - 천양희
세월에게 - 김명인
익숙해진다는 것 - 고운기
얼룩 - 황인숙
엽서, 엽서 - 김경미
마음의 오지 - 이문재
흐린 날의 연서 - 함민복
기차는 간다 - 허수경
또 나뭇잎 하나가 - 나희덕
리뷰
책속에서
쓸쓸한 날에
강윤후
가끔씩 그대에게 내 안부를 전하고 싶다
그대 떠난 뒤에도 멀쩡하게 살아서 부지런히
세상의 식량을 축내고 더없이 즐겁다는 표정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뻔뻔하게 들키지 않을
거짓말을 꾸미고 어쩌다 술에 취하면
당당하게 허풍 떠는 그 허풍만큼
시시껄렁한 내 나날들 가끔씩
그래, 아주 가끔씩은 그대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다
여전히 의심이 ㅁㄶ아서 안녕하고
잠들어야 겨우 솔직해지는 치사함 바보같이
넝마같이 구질구질한 내 기다림
그대에게 알려 그대의 행복을 치장하고 싶다
철새만 약속을 지키는 어수선한 세월 조금도
슬프지 않게 살면서 한 치의 미안함 없이
아무 여자에게나 헛된 다짐을 늘어놓지만
힘주어 쓴 글씨가 연필심을 부러뜨리듯 아직도
아편쟁이처럼 그대 기억 모으다 나는 불쑥
헛발을 디디고 부질없이
바람에 기대어 귀를 연다, 어쩌면 그대
보이지 않는 어디 먼 데서 가끔씩 내게
안부를 타전(打電)하는 것 같기에
서정윤 : 어느 순간, '정말로 그대 없이 살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졌을 때 사랑의 강도가 강하면 강할수록 대답은 '아니다'이다. 그래서 우리는 연인들이 함께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하면 감동하게 된다.
떠나버린 그대의 소식이 너무 궁금하고, 나의 소식을 전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되지 안흔다. 떠나간 그대로 인해 엉망이 된 내 삶을 그대가 안다면 나의 사랑이 진실이라는 것을 믿어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래서 그대라 나를 사랑하고 믿었기에 저지를 수 있었던 실수들, 충분히 이해해 주고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받아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가슴 한구석에서 아련히 아파오는 것이다.
사랑했던 사람이 보고 싶어질 때, 술을 한잔하면 할수록 더욱 또렷해지는 기억들... 나는 나에게서 달아나고 싶은데 달아날 곳은 없고... 그대가 힘겨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