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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8793106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17-10-20
책 소개
목차
序言서언 _ 5
제1부 바람의 속독법
진달래 15
눈물 16
그런 강물로 흐르고 싶다 18
그대에게 흐르는 사랑 20
바람의 速讀法속독법 22
구름 같은 인생 24
벽 26
얼마를 더 사랑해야 28
풀잎 소리, 들꽃 소리 29
잊어야할 슬픔 30
방죽에서 32
귀뚜라미 34
구두 한 켤레 36
빈 지게 38
파도 40
제2부 그리움의 꽃
사무치게 당신이 그리울 때면 43
낡은 빗자루 44
꽃 46
그리움의 꽃 48
늘 그런 사람 50
폭포 51
애벌레 52
당신이어서 행복합니다 54
생각나는 사람이 되자 55
늙은 호박 56
염낭거미 58
무엇이었나 60
간이역에서 62
대폿집에서 64
이렇게 비가 내려서 65
등나무 66
제3부 가야하는 길
숲이 된 나무 71
노을 속에서 72
가야 하는 길 74
노숙자 76
뿌리 78
허수아비 80
늙은 집 82
서로 외로워하자 84
강물처럼 86
알겠오 87
고봉밥 88
매미의 그늘 90
파도야 92
낙엽 94
빗길에서 96
잊혀지다 98
제4부 더불어 살기
더불어 살기 103
기도 104
이제 슬퍼하지 않으련다 106
지렁이 108
길 위에서 110
멸치 112
폭설 114
들국화 115
당신을 기다리다가 116
눈물이여 117
헌책방에서 118
맷돌 120
이른 봄 122
왜 하필이면 124
비맞이 126
당신이 그리울 때면 128
평설 / 시인을 만드는 글쓰기와 뿌리 의식 / 성기조 _ 129
저자소개
책속에서
진달래
분홍 저고리에
연지곤지 찍은 얼굴
보고픈 우리 님
무얼 타고 오실거나
행여나 오늘은
구름 타고 오시려나
외딴 산기슭에
바람 타고 오시려나
이저도 아니면
마음 길로 오시려나
끝내, 부끄러워
달궈진 붉은 얼굴만
저 솔잎 그늘에
살며시 숨기고 있네
눈물
헤어지면 다시 보지 못할 사람처럼
서글피 우는 사람아
꼭 가야만 하는 길을
가는 사람 앞에서
왜, 슬픈 눈물을 보이나
모진 비바람에도
잎 새 하나 떨군 적 없던 저 나무도
때가 되니
기꺼이 피붙이들 하나, 둘 스스로 떨구거늘
왠 슬픈 눈물이더냐
언젠가는 결국
저 겨울나무들처럼
모든 것 버려야 하는 빈 몸인 것을
그렇기에 꼭 떠나야 하는 길이라면
우리 슬픈 눈물 흘리지 말자
헤어짐이 비록 참기 힘든 슬픔일지라도
설령, 그 눈물이 그리움에 한없이 녹아들지라도
결코 슬퍼하지 말자
슬픈 눈물 흘리지 말자
그런 강물로 흐르고 싶다
저녁노을 내려앉은 강가에서
제 몸 황혼에 물들이며 흐르는 강물을 바라 본다
험한 길 따라 여기까지 오느라 오늘 하루도 힘들었을 텐데
서로를 감싸 안고 흐르는 모습이 퍽 다정해 보인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만은 언제나 소나무처럼
푸른 강물로 흐를 줄 알았는데
아니 흐르고 싶었는 데
어느 순간 둑이 허물어져
가뭄에 쩍쩍 갈라진 논배미처럼
마음은 고사하고, 몸마저 메말라가기 시작했다
밤이면 밤마다 그 무겁던 술통도 백지장처럼
한 손으로 들었다 놓았다 하며
허세를 부리던 시절이 없진 않았지만
왠지 오늘만은 모든 것 감싸 안고
저 강물처럼 푸르게 흐르고 싶다
그 동안 가슴 깊이 담아 두었던 온갖 미련 버리고
마음 텅 비운 채 굽이굽이 흐르고 싶다
한때의 부질없던 허세들을
저 푸른 강물에 몽땅 흘러 보내고 싶다
그렇게 밤새껏 흘려 보내다 보면
어느 덧 아침이 밝아 오고
아침이 오면 저 강에는 새로운 강물이 흐르겠지
차마 그렇게 흐를 수 없는 안타까움이
가슴속 깊이 옹이가 되어 박힐지라도
흐르던 그 강물마저 끊어져 잡초만 무성해도
그까짓 잡초 쯤이야 언제라도 확 휩쓸어 버리는
그런 강물로 흐르고 싶다
그대에게 흐르는 사랑
텅 빈 가슴을 적시며 가을비가 내립니다
그대를 향한 그리움은
당신이 머물다 간 빈 자리를 더욱 쓸쓸하게 합니다
홀로 익숙해져버린 그리움 앞에
얼굴 붉히며 차마 말 못하고
혀끝을 맴도는 수줍은 나의 목소리는
세상에서 오직 당신만이 들을 수 있는 사랑의 소리입니다
가끔은 그 소리가 양 볼을 타고
심장을 부글부글 끓이며 굽이쳐 흐르기도 하지만
당신의 무정함에
때로는 흘릴 눈물은커녕
가슴마저 쩍쩍 갈라질 때도 있습니다
그럴수록 내 사랑은
바람에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들풀처럼
흔들리는 만큼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내 몸보다도 더 그대를 사랑했던 시절
불빛 하나 없는 어둠 속에서
닫혔던 마음의 창을 활짝 열어 놓고
오지 않는 그대를 한없이 기다리다가
끝내 환상으로 다가온 그대를 부둥켜 앉고
풀벌레처럼 밤새 울음 울어야 합니까
저 만치 흘러가버린 세월의 두께만큼
두꺼워져버린 그리움을 이제와 어이해야 합니까
어둠 속에서도
그대를 향한 내 사랑은
폭포처럼 콸콸 쏟아져 지금도
당신 가슴 속을 흐르고 있는 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