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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종교에세이 > 불교
· ISBN : 9788958830818
· 쪽수 : 323쪽
· 출판일 : 2010-05-31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제1부
제1장 입문|제2장 준비|제3장 담마데나, 1981|제4장 어머니 같은 하일랜드|
제5장 “이 밤이 무사히 지나게 해주시옵소서!”
제2부
제6장 제단|제7장 땅 끝에서|제8장 시간을 뜨개질하다, 1984|제9장 환자 이동용 바퀴침대에서
제3부
제10장 스승, 1985|제11장 “우리는 이곳에서 한 가족이다”|제12장 겨울을 견디며|
제13장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제14장 사막에 자신을 버리다
제4부
제15장 몸이 하는 말을 들으며
제5부
제16장 평범한 지혜|제17장 앞을 보다
에필로그|옮긴이의 글
책속에서
나는 루스가 가르치는 위빠싸나(Vipassana)라고 부르는 명상법이 테라바다불교에서 파생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테라바다불교는 시적이고 간결한 미학으로 널리 알려진 선(禪) 불교와 다르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달라이 라마가 이끄는 이국적인 티베트 불교와도 다르다. 테라바다불교는 2,500년 전에 인도에서 부처님이 가르친 수행법을 그대로 행하는 불교이며, 지금은 주로 동남아시아에서 수행하고 있는 종파이다. 테라바다불교는 점진적인 발전에 뿌리를 두고 있어, 몇 번의 윤회를 거치며 독자적으로 서서히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는 길을 찾아 해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과정에서는 아무것도 걸러내거나 부정하지 않고 완전히 자신의 경험에 몰입하도록 가르치며 ‘순수한 집중(bare attention)’과 ‘선택 없는 자각(choiceless awareness)’을 강조한다.
나는 욕망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소냐와 나에게 고통을 가져다주는 욕망들. 불교에서 우리는 윤회(samsara: 輪廻)에 대해 말한다. 고통과 욕망의 끝없는 순환은 다시 더욱 심한 고통과 욕망의 순환으로 이어진다. 이 순환은 바퀴로 표현되는데, 고대 인도인들은 이 바퀴로 삶과 죽음의 영원한 순환을 상징했다. 이 바퀴를 돌리는 것은 자아만족을 위한 욕구이다. 부처님 가르침의 목표는 일상적 존재나 현상적인 세계에서 해탈하는 것이 아니라 고정된 사고의 패턴과 우리를 노예로 만드는 행위에서 해탈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순환을 완전히 인식하는 것은 열반에 이르는 것이다. 두 세계는 하나이며, 자신의 의식을 바꾸어 일련의 훈련된 반응을 깨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 날 저녁 명상이 끝난 후, 루스가 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마약에 중독된 한 남자가 약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로스앤젤레스를 떠나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이 암에 걸렸으며, 이미 치료도 할 수 없을 지경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얼마 후 그는 침대에서 움직일 수 없게 되었고, 이제 죽게 되리라는 것이 명백해졌다. …… 어느 날 밤늦게, 명상홀에서 수업을 마친 루스는 그가 머물고 있는 곳으로 갔는데, 그가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루스는 그에게 계속 이야기를 하며 그가 자신의 신체에 몰두하고 두려운 환상에 끄달리지 않도록 이끌었다. 그런 뒤 루스는 그가 모든 것을 놓을 수 있도록 말했다.
“자신의 몸을 사막에 주세요. 코요테와 아기 토끼, 그리고 크레오소트 덤불에게 자신을 주세요.”
그는 계속 루스의 말에 반응했고, 루스는 다시 그에게 말했다.
“모든 것을 주세요.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마세요. 지금부터 당신이 가는 곳은 너무도 무한광대해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곳이에요. 이제 그곳으로 가세요. 자신을 놓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