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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9491748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25-11-19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밥상 앞에선 오늘의 슬픔을 잊을 수 있으니까
[미역국] 미끄러진 그곳에서 다시 시작될지 모르니
[김밥] 잘 말아줘, 마음이 터지지 않게
[짜장면] 나만의 둥지를 찾아서
[조개전골] 껍데기가 모여 방패가 되어줄 때까지
[라면] 내 한계는 내가 정해
[쌀밥] 아픔마저 꼭꼭 씹어 삼키는 법
[비빔밥] 그릇은 최대한 큰 걸로
[김치] 주인공은 너였어
[포장마차] 우릴 구원하는 불빛을 향해
[해장국] 속 풀 일은 왜 이리 많은지
[고속도로 휴게소] 바퀴는 계속 굴러가야만 하고
[치킨] 네 멋대로 해라
[공복] 언제나 여기에 있어
[삼겹살] 침묵마저 반찬이 되고
[달고나] 부서질 걸 알면서도
[불닭볶음면] 나의 꿈도 불닭볶음면처럼!
[샤부샤부] 끓어라, 마지막 순간까지
[마라탕] 비로소 완벽한 조합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세계 최초로 미역을 채취한 곳도, 전 세계에서 미역을 가장 많이 먹는 곳도 한국이라고 한다. 미역 채취에 관한 최초의 기록이 무려 《삼국유사》에 실려 있다고 하니, 적어도 서기 157년부터 우리나라는 미역을 채취해 먹었다는 뜻이다. (…) 출산한 여성을 위한 보양 음식인 미역국은 어쩌다 현대에 이르러 시험날 먹으면 미끄러진다는 속설을 낳게 됐을까. 조상들은 알았던 건지도 모른다. 실패는 곧 새로운 무언가의 탄생을 뜻하는 것임을.
_”미역국: 미끄러진 그곳에서 다시 시작될지 모르니” 중에서
선천적 장애를 갖고 태어난 오빠로 인해 나는 ‘그 시절에 으레 겪었을’ 추억을 꽤 많이 가지지 못했는데, 소풍날 먹는 김밥도 그중 하나였다. (…) 엄마에게는 딸을 위해 김밥을 싸줄 시간 따위 없었다. 시금치를 데친 뒤 참기름에 무치고, 게맛살을 먹기 좋게 자르고, 계란을 지단으로 곱게 부친 후 (…) 갖가지 채소를 손질한 후 밥과 돌돌 말아 만드는 김밥이 수고롭다는 건 어린 마음에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원했던 건 김밥 그 자체라기보다 엄마의 수고로움과 나만을 위해 쏟는 시간이었다.
_”김밥: 잘 말아줘, 마음이 터지지 않게” 중에서
싱싱한 조개와 각종 채소를 넓은 냄비에 담아 육수와 함께 끓여내는 요리인 조개전골은 적어도 15분 이상 끓여야 하는데, 타이머를 한껏 째려보아도 1분 1초가 느리게 흐른다. (…) 첫 국물은 싱겁고, 한창 끓어 조금 졸아든 국물은 적당하고, 마지막 국물은 감격스러운 감칠맛이 도는 것도 조개전골의 묘미.
오래 끓일수록 진가를 발휘하는 조개전골은 오래 두고 볼수록 좋은 친구와 먹는 게 최고의 궁합. 조금의 꾸밈도 없이 함께 자리만 지켜도 웃음이 나는 친구와 먹다 보면 잘 익은 조개처럼 입을 크게 벌리고 웃을 수밖에.
_”조개전골: 껍데기가 모여 방패가 되어줄 때까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