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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9130665
· 쪽수 : 288쪽
책 소개
목차
벤츠 009
다이아몬드 042
지독한 사랑 090
말 115
고양이 138
여배우 166
호랑이 206
에필로그 268
작가의 말 277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람들이 그러지, 하우스에 드나들면 신세 망친다. 거기서 돈 따는 놈 못 봤다. 알고 보면 다 사기다. 그런데도 꼭 그런 데 가서 돈을 쑤셔 박는 놈들이 있어. 참 이상하지? 그런 부조리한 현상에 대해서 누가 이름을 붙였는데 그걸 맨홀의 법칙이라고 그러더라고. 맨홀의 법칙, 그게 뭐냐? 맨홀 뚜껑을 열어놓으면 누군가는 반드시 빠지게 되어 있다, 그런 거야. 그래서 애초에 맨홀 뚜껑을 열어놓으면 안 되는데, 뭐 어떻게 해? 벌써 빠진걸. 쏙!
그는 자신이 더는 세상이 변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고 느꼈다. 그동안 참한 마누라도 얻었고 연수동에 제법 유명한 고깃집도 가지고 있었지만 언제부턴가 기분이 우울했다. 한 마디로 사는 재미가 사라진 것이다. 그즈음 그가 관심을 돌린 건 좋은 차와 멋진 슈트였다. 값비싼 이태리제 양복으로 잘 차려입고 나서면 잠시 기분이 근사해지곤 했다. 그래도 가끔은 경마장에서 마권 다발을 들고 정신없이 뛰어다니던 시절이 그리웠다. 남자의 인생이란 대개 그런 거였다.
지니는 자신의 지난 삶이 언제나 항성의 주위를 도는 작은 행성 같다고 생각했다. 어린 나이부터 유흥업소를 전전하며 손에 잡을 수도 없는 행복을 꿈꾸었지만 정작 그녀는 그 행복이 무엇인지, 어떤 느낌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그래서 아무리 마셔도 늘 목이 마른 삶이었다. 언제나 항성을 그리워하며 떠돌았지만 끝내 그 중심으로 다가갈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항성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성간을 오갈 수도 없는 신세였다. 그리고 드디어 항성의 중심에 다가가나 싶었는데 그곳은 그녀가 견디기에 너무 뜨거운 곳이었다. 다 녹아버릴 신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