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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9133154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08-07-14
책 소개
목차
차례
絃현
제4의 왕국
꽃 피우는 아이
서곡序曲
誓서
껍질을 깨고
수행修行
사랑의 서誓
離리
거울 속의 겨울
여명黎明
칼보다 강한
魂혼
노래되지 못한 노랫말
가야금 전쟁
불멸의 울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무엇엔가 이끌리듯 은야는 무의식적으로 가야금을 향해 걸어갔다. 살며시 가야금을 쓰다듬는 은야의 얼굴에 미소가 돌았다. 은야는 흥얼거리던 음을 되새겨 보았다. 그리고 눈을 감은 채 그 음을 다시 읊조리고는 현 하나를 튕겼다. 이어 천천히 현을 튕기며 악사들이 연주하던 곡조에 맞춰 가야금을 뜯기 시작했다.
식사를 마친 악사들이 돌아오고, 지킴이 계집아이도 소리에 놀라 깨어났지만 은야는 여전히 가야금 연주에 집중하고 있었다. 계집아이가 당황해 은야에게 다가가려 하자 악사 한 사람이 이를 제지했다. 자신들이 연주하던 곡을 더욱 감미롭고 애잔하게 이어가는 정체모를 조그만 소녀가 신기했던 것이다. - 본문 72쪽에서
다시 덩! 오른손이 다른 줄을 뜯자 왼손이 힘을 주었다. 소리가 짧게 끊어져 들렸다.
가야금은 소리가 울리는 순간에도 연주자의 몸과 맞닿아 소리를 제어하는 악기다. 소리와 소리, 그 사이의 채워짐과 비움, 긴장과 이완 등 여백의 아름다움을 찾는 악기인 것이다.
연주를 하는 동안만큼은 연주자의 몸과 닿아 있어 연주자의 감정과 정서를 놓치지 않고 표현하는 악기, 연주자와 한몸이 될 수 있는 악기, 가야금... 은야는 그런 가야금이 좋았다. 그런데 오늘 은야의 가야금 소리는 무섭고 서늘했다.
가야금 소리가 멈췄다. 은야는 한동안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앉아 있었다.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고 미간은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순간, 은야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 본문 175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