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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도원

몽유도원

(안견과 목효지 꿈속에서 노닐다)

권정현 (지은이)
  |  
예담
2009-10-27
  |  
12,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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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도원

책 정보

· 제목 : 몽유도원 (안견과 목효지 꿈속에서 노닐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9134113
· 쪽수 : 420쪽

책 소개

삼각산에서 실족한 안견을 구해준 인연으로 우연히 친구가 되었으나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생과 사의 풍파를 헤쳐간 안견과 목효지의 이야기를 소설로 풀어냈다. 풍수를 미신으로 치부하면서도 풍수의 힘을 빌려보려는 권력자들, 그들을 이용해 신분상승과 부귀영화를 꿈꾸는 다양한 풍수학들이 벌이는 모반과 권모술수의 세계가 펼쳐진다.

목차

주요 등장인물 · 6
사라진 그림에 붙여 · 10
프롤로그 · 12

1부 꿈을 그리다
바람 소리 · 21
담담정 · 30
궁극을 묻다 · 50
낯선 사내 · 65
도원 · 75
현동자 · 88
금학 · 105

2부 꿈을 만나다
쇠말뚝 · 119
초야네 · 125
김종서 · 146
풀무질고개 · 168
풍수대결 · 191
구텃굴 · 213
마지막 승부수 · 218
기화스님 · 229

3부 꿈을 거닐다
무계정사 · 247
해후 · 254
황해도 안성참 · 262
고명사은사 · 265
신선의 땅 · 271
밀명 · 291
맹호출림 · 296
화적떼 · 306
새똥 · 316
황표정사 · 326
용매먹 · 341
양보음 · 347
폭풍전야 · 358
흙바람 · 379
골짜기 무덤 하나 · 395
몽유 · 407

후일담 · 410
작가의 말 · 415
주요 참고도서 · 419

저자소개

권정현 (지은이)    정보 더보기
주중에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주말에는 청주의 시골집으로 내려가 소설을 쓰고 있다. 단편집으로『골목에 관한 어떤 오마주』, 장편소설『칼과 혀』, 『미미상』, 『검은모자를 쓴 여자』, 장편동화『톨스토이 할아버지네 헌책방』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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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안평대군의 꿈이되 또한 나의 꿈이 되어야 한다.’
안견은 눈을 감은 상태에서 죽탄을 손가락 사이에 끼웠다. 안평의 꿈을 그림으로 옮기려면 온전히 안평의 마음으로 스며서 그가 꾼 꿈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안평의 꿈을 꾸는 듯한 짙은 속눈썹과 먼 곳을 바라볼 때 꾹 다문 입술, 강인해 보이는 턱선과 잘 정돈된 턱수염을 하나하나 가슴에 새겨나갔다. 안평은 하룻밤 꿈속에서 도원을 보고 온 게 아니라 지금도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꿈속에서 보았다던 세상은 어쩌면 그가 마음속에 담고 있는 현실이 아닐까.
‘그렇다면?’
손끝이 가늘게 떨렸다. 안견은 눈을 뜨고 촛불을 노려보았다. 안평의 꿈을 그리는 일은 그의 미래를 그리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나의 꿈이 아니다……. 안견은 죽탄을 내려놓고 방안을 돌아다녔다. 불길한 예감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어찌하여 안평이 발견한 도원엔 사람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을까. 하필이면 그 동행자가 집현전 학자 박팽년일까. 최항과 신숙주가 뒤늦게, 그것도 갑자기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
‘붓을 쥔 자에게 번뇌는 필요 없네! 바람이 이끄는 대로 붓을 놀리게!’
안평대군의 말이 귀를 울렸다.
‘말이라고 하슈? 예쁜 처자 하나 끼고 경치 좋은 곳에 들어앉아 세상 근심 잊고 한시절 살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소.’
꿈을 이야기하던 목효지의 간절한 눈빛도.
‘그렇다! 풍경이 아니라 꿈을 그리자. 모든 욕망이 제거되고 순수하게 도달해야 할 꿈의 공간, 현실이 아닌 꿈이기에 우리가 간절히 동경할 수 있는 그곳.’
안견은 바닥에 주저앉아 눈을 감았다.
수많은 생각들이 호흡과 함께 들끓었다. 호흡을 가다듬으며 끓어오르는 잡념을 하나하나 지워나갔다. 꿈은 어디까지나 꿈일 뿐이지 않은가. 그림도 그림일 뿐이다. 아무도 그리지 않은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욕망, 도화서 화공이 아닌 한 사람의 화가로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 세세토록 남아 전해질 단 한 점의 그림을 그리겠다는 열망까지, 안견은 생각이 떠오르면 떠오르는 대로 그 생각을 물리치며 머리를 비워나갔다.


마루에 앉아 숨을 고르는데 끼익, 소덕문이 열렸다. 목효지는 얼른 구석에 몸을 숨겼다. 앞뒤에서 들것을 든 사내 두 명이 소덕문을 빠져나왔다. 들것 위에 팔을 아무렇게나 늘어뜨린 시신 한 구가 얹혀 있었다. 목효지는 거리를 둔 채 두 사내의 뒤를 따라갔다. 사내들은 인가가 뜸한 와우산으로 들어가더니 시신을 언덕에 내던지고 사라졌다. 목효지는 시신이 버려진 언덕 밑으로 내려가 보았다. 병에 걸려 죽은 듯 얼굴이며 목덜미가 검게 변한 젊은 처녀였다. 목효지는 혀를 차며 고개를 돌렸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다를 게 없군…….’
유성 하나가 동쪽에서 북쪽으로 길게 꼬리를 그으며 사그라졌다.
별들도 죽고 태어나는구나. 죽은 별들은 모두 어디로 갈까. 별들에게도 제 어미아비가 있을까. 흥덕사에 묻고 온 부모 때문에 목효지는 마음이 울적해졌다. 그동안 무엇을 위해 이 산 저 산 뛰어다녔을까. 묻힐 곳조차 얻지 못하고 버려지는 시신이 널렸는데. 나는 그간 사람을 보지 못하고 땅만 좇은 게야. 가난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한 평도 안 되는 양지춤이거늘, 명당이 다 무엇이며 땅속의 기가 무슨 소용인가.
목효지는 손가락을 갈퀴처럼 구부려 땅을 파기 시작했다. 손톱이 갈라지고 피가 맺혔다. 등이 땀으로 흠뻑 젖어들 때까지도 땅 파는 걸 멈추지 않았다. 한 시진이 지나서야 겨우 사람 하나가 들어갈 구덩이가 파였다. 목효지는 시신을 묻고 근처의 흙을 퍼 올려 봉분을 만들었다. 풍수의 궁극은 땅이 아닌 사람이라던 기화스님의 말이 생각났다. 오랫동안 수수께끼처럼 여겨졌던 그 말의 실체를 이제 조금은 알 것도 같은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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