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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59138630
· 쪽수 : 353쪽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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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심이라…… 내가 아는 김택은 말일세. 역심이든 충심이든 먹은 맘이 무엇이든 마음먹은 바는 반드시 이루고야 마는 자야.”
천천히 용상에 오른 왕은 팔걸이를 스윽 만지며 싸늘한 어투로 말을 이었다.
“허나 온전히 승기를 잡기 전엔 마음을 드러내는 법이 없는 자이기도 하지. 쥔 패가 뭘까? 혹 맹의는 아닐까?”
“맹의는 십 년 전, 이 손으로 승정원과 함께 불태웠습니다. 하오니,”
“승정원에 맹의가 있다는 걸 그대가 직접 확인을 하였는가?”
상선이 말끝을 흐렸고, 왕은 생각이 많아진 얼굴로 중얼거렸다.
“맹의가 아니라면 김택이 이토록 강수를 둘 리가 없을 터인데.”
“이 아인 제물이야. 부왕과 왕실을 능멸하고 국본인 내게 고통을 주기 위해 선택된 제물.”
“저하…….”
“그러니까 내가 곁에만 두지 않았어도, 벗으로 삼아 가까이 두지만 않았어도 이 아인…… 죽지…… 않았을 거다.”
고통스러운 듯 겨우 말을 맺는 선을 보는 장 내관의 얼굴에는 안타까움이 그득했다.
“미안……하다.”
장 내관이 울음을 터뜨렸으나 선은 애써 울음을 참았다.
“허나 지금은 널 위해 울어줄 수가 없다. 왕세자로서 할 일이 있어. 나중에 친구로 다시 올게. 다시 와서 제주는 꼭 내 손으로 부어주마.
“부끄러운 줄 아시오. 노론이 은폐하고자 하는 진실이 대체 뭡니까?”
“그만!”
선의 일갈에 편전 안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선은 서늘한 눈빛으로 운을 떼었다.
“이 사람의 눈엔 그대들 모두가 역도요. 지금 이 시각…… 우리가 가장 중히 여겨야 할 것은 힘없는 백성 하나가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는 겁니다. 그 진실엔 관심이 없고 오직…… 오직 당리를 위해 주도권 다툼에만 여념이 없는 자…… 이자들이 역도가 아니면 대체 누가 역도란 말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