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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의 묘

9일의 묘

전민식 (지은이)
  |  
예담
2015-03-30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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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의 묘

책 정보

· 제목 : 9일의 묘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9139057
· 쪽수 : 235쪽

책 소개

세계문학상 수상작가 전민식의 장편소설. 땅과 물 그리고 바람의 길을 통해 인간의 운명을 읽어내는 풍수사들이 정치적 상황에 따라 권력에 의해 배척되거나 이용되어왔다는 가정 아래 쓰인 이 소설은 한국 현대사 중에서도 가장 긴박했던 시간을 배경으로 한다.

목차

파묘/ 왕릉 암장 사건/ 깊은 오해/ 바람이 감춘 이야기/ 오봉쟁주/ 작가의 말 빛과 어둠이 바뀌는 지점

저자소개

전민식 (지은이)    정보 더보기
부산에서 태어났으나 어려서부터 평택의 캠프 험프리라는 미군 기지촌에서 자랐다. 그래서 고향은 미국과 한국 문화가 범벅이 되어 있던 캠프 험프리라고 생각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곳에서 별별 아르바이트를 다하며 유랑의 세월을 보냈다. 서른을 앞둔 마지막 해에 추계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했고 생활고로 다니다 쉬기를 반복하며 6년 만에 졸업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오로지 글만 쓰기 위해 취직은 꿈도 꾸지 않았다. 하지만 입에 풀칠은 하고 살아야겠기에 온갖 종류의 대필을 했다. 우연한 기회에 두 군데 스포츠신문에 3년 정도 연재소설을 썼다. 기획된 연재물을 쓸 때도 대필을 할 때도 자투리로 남는 시간엔 소설을 썼다. 많이도 썼다. 세계문학상에 당선되기까지 장편소설로 아홉 번쯤 최종심에서 고배를 마셨다. 단편에서도 수차례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유령작가이자 통속작가였고, 한 아이의 아버지이자 한 여자의 지아비다. 장편소설로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불의 기억』, 『13월』, 『9일의 묘』, 『알 수도 있는 사람』, 『강치』, 『해정』, 『우리는 오피스텔에 산다』, 『치킨 런』 등이 있다. 현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에서 문예창작 전문가과정 강의를 하며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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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검은 손 하나가 구덩이에서 불쑥 튀어나왔다. 중범이 손을 잡으려고 할 때 몇몇 그림자가 봉분을 타고 뒤로 넘어왔다. 불빛이 따라 올라오며 사방을 헤집었고 욕설이 난무했다.
“씹할, 자꾸 미끄러져.”
“빨리 나와!”
“같이 가!”
불빛 몇 개가 중범을 잡았다. 그의 눈에 뭉툭한 몸체의 금속탐지기가 잡혔지만 이내 외면했다. 탐지기를 들고는 뛸 수 없었다.
“중범아!”
목장갑을 낀 도학의 손이 물속에서 벗어나려는 듯 허우적거렸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그래도 도학을 두고 갈 수 없었다. 중범이 겨우 도학의 손을 잡은 순간 곡괭이가 날아와 중범의 팔을 훑어 내렸다. 뜨거운 통증이 전신에 퍼졌다. 그 바람에 도학의 손을 놓치고 말았다. 그의 손에 도학이 끼었던 목장갑만 남았다. 중범은 자신을 향해 달려든 사내를 어깨로 밀치고 봉분 뒤 밤나무 숲으로 뛰어들었다.
“중범아!”
도학의 애끓는 목소리가 중범의 발목을 잡았지만 다른 방도가 없었다. 그는 어둠 속을 달리기 시작했다.


“김 대위, 여기서 뭐하시나?”
“누구야?”
“내가 누구냐라는 건 중요하진 않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여긴 왕릉일 텐데. 소문에 의하자면 400년이 지난 지금 발복한다던데…….이 밤에 왕릉에 암장을 한다는 건 왕이 되고 싶다는 거겠지? 혹시 네놈 상관이 각하의 저격을 지시한 거야?”
“너 이 새끼 누군지 관등성명을 대!”
대위는 어깨를 움찔거렸다. 중범은 불현듯 여기서 삶이 끝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보다 계급이 위니까 반말하지 마. 이 새끼야!”
대위가 권총으로 그를 겨누었다.
“빨리 뒈지고 싶다는 뜻이야? 반역을 도모하는 새끼라 간뎅이가 부었구만.”
“반역…….”
“아니라고? 그럼 왜 이 시간에 왕릉에 암장을 하는데?”
점퍼 차림의 그림자가 구덩이 안을 살폈다. 여러 개의 랜턴 불빛이 아래로 떨어졌다. 처음부터 이 일을 맡지 말았어야 한다는 후회가 새삼 강하게 밀려들었다. 그는 구덩이 위에서 서성거리는 점퍼 차림의 남자를 주시했다. 익숙한 몰골, 많이 본 듯한 손놀림이었다. 하지만 랜턴 불빛 때문에 구덩이 위쪽에 나타난 그림자들이 누구의 몸을 빌리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북괴의 사주를 받았다는 소문도 있던데.”
“반역자 새끼들은 너희들이야.”
대위는 일말의 망설이임도 없이 철모의 그림자에게 총을 겨눈 후 발사했다. 순간 그를 겨누었던 10여 개의 총부리도 불을 뿜었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갈등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다. 중범과 해명은 벽에 붙어 선 채 귀를 막았지만 눈은 감지는 못했다. 좀 전까지 싱싱하게 김을 뿜어대던 대위의 몸은 산산이 부서졌다. 얼굴이며 상체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었다. 화약 냄새와 피비린내가 코 안을 쑤셔댔다. 이 상황에서 살아남았다는 게 기적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중범과 해명은 부들부들 떨었다. 중범의 얼굴에도 해명의 얼굴에도 대위의 몸에서 나왔을 피가 튀어 범벅이었다.


“그 기업은 아시겠지만 석유를 바탕으로 플라스틱부터 특수 섬유까지 생산하는 업체로 양택에 변화를 주기 전까진 허덕거렸습니다. 선대에 물려받은 재산을 바탕으로 건물까지 올렸는데 사사건건 말썽이 생겼고 심지어 물건을 생산하는 현장에서 사람이 죽어나가거나 공장에 대형 화재가 발생한 적도 있습니다. 이 회사에서 아버지를 찾으셨습니다. 아버지의 처방은 간단했습니다. 회사 건물 앞에 작게라도 숲을 만들고 출입문 앞에 해태를 놓아라. 건물 입구로 들어온 뒤 정면으로 보이는 곳 그러니까 안내 데스크 뒤편에 물고기 그림을 붙여라, 였습니다.”
[……]
“현대에서는 도시의 도로나 길을 물길로 봅니다. 그곳에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그 건물 앞길은 물 흐름이 건물 쪽으로 치고 들어가는 형상입니다. 굽이도는 물길의 바깥쪽에 위치해 있다는 말이죠. 강과 똑같은 이치입니다. 강물이 흐르는데 바깥으로 꺾인 부분은 계속해서 깎여 나갑니다. 물 흐름의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나중에는 바깥 부분의 물 깊이도 깊어질 뿐더러 물살도 굉장히 강해집니다. 한마디로 물이 고이질 못한다는 겁니다. 혈이 맺혀야 하는데 맺히지 못하는 건 둘째치고 쌓여 있는 기운까지 깎아 먹는 형상입니다. 멀리서 흘러온 물길을 혈 맺히듯 고이게 해주어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물이 고일 수 있게 숲을 만들고 강한 기운이 건물 앞으로 바로 치고 들어가지 못하도록 해태로 강한 기운을 상쇄시키게 해준 겁니다.”
“그럼 물고기는 뭐야?”
“물고기는 눈을 뜨고 잠을 자는 짐승입니다. 그래서 예부터 재물을 지키는 짐승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불가(佛家)에서는 수행자들이 밤낮으로 정진하라는 의미로 두드리는 법구가 되었지만 그 의미보다는 내 안에 채워진 기운을 잃지 않게 해주는 의미가 더 강렬합니다. 그래서 물고기 그림을 걸도록 한 겁니다. 지금 가보시면 아버지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기업으로 승승장구하고 있고요. 세부적인 사항들이 더 있었습니다. 회사 대표의 방을 북쪽으로 두고 책상은 창을 등지도록 하고 들어가는 입구는 좁게 하되 입구를 지나 나타난 로비나 대표의 응접실은 넓게 하라는 등의 말씀을 해주셨고 그대로 따른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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