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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59525713
· 쪽수 : 480쪽
책 소개
책속에서
"기스트에 저그가 자리 잡았다. 저그는 변했다, 발레리안 황제. 저그의 영혼이 변했다. 한때 사라 케리건이었고, 이후 칼날 여왕이었고, 결국 젤나가가 되어 승천한 존재가 우리에게 길을 보여 주었다."
젤나가. 발레리안은 앉은 자리에서 반사적으로 몸을 꼿꼿이 세웠다. 케리건에게 일어난 일에 대한 수많은 보고서는 모두 혼란스럽고 모순된 정보로 가득했지만, 유일한 공통점은 그녀가 코프룰루 구역의 그 어떤 종족보다 더 이질적인 외계의 존재로 다시 한 번 변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변형, 아니, 성장 또는 승천하여 일종의 젤나가가 되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발레리안은 그게 무슨 의미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젤나가는 한때 프로토스의 수호자였고, 멀리서 그들을 지켜보며 보호하는 존재였다. 이후 프로토스 역시 그들과 마찬가지로 더 어린 종의 감시자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케리건 또한 그런 지위로 받아들여졌거나, 그런 칭호를 수여 받은 모양이었다.
케리건은 승천할 때 테란과 저그가 결합된 존재였다. 누군가 그 유전자나 어쩌면 세포구조 전체를 젤나가와 동등한 것으로 교체하기라도 한 것일까?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어느 누구도 그러한 변형이 영예로운 일인지, 테란 또는 저그 진화의 다음 단계인지, 아니면 비난이자 처벌인지도 알지 못했다.
그 뒤로 케리건이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발레리안의 생각은 후자 쪽으로 기울었다.
"케리건이 어디로 향하는 길을 보여 주었다는 것이오?"
그가 물었다.
"평화다."
자가라가 말했다.
"우리의 온 역사를 통틀어, 저그는 늘 자신의 완벽함을 추구했다. 하지만 그러한 이상은 늘 우리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었지. 그래서 칼날 여왕께서는 우리 곁을 떠나시기 전에, 마지막 선물을 주셨다."
발레리안은 화면에 비친 아르타니스의 모습을 바라보며, 신관이 이 대화에 참여할 눈치인지 확인했다. 프로토스도 케리건과 그 화신들을 오랫동안 상대해 온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아르타니스는 그런 기색을 드러내지 않았다. 발레리안은 자가라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다시 물었다.
"무슨 선물이었소? 황폐한 행성에 새로운 생명을 창조할 힘이었나?"
"저그에게는 언제나 창조의 힘이 있었다. 살아있는 존재를 받아들여 융합하고 혼합하고 주조하여 우리가 원하는 형상을 만드는 방법을 늘 알고 있었으니까."
자가라가 말했다.
"그렇다면 케리건이 준 것은 무엇이오?"
발레리안은 거듭 물었다.
"저그가 단 한 번도 갖지 못했던 것."
자가라는 갈퀴손을 좌우로 넓게 벌렸다.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