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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여행에세이 > 해외여행에세이
· ISBN : 9788959592456
· 쪽수 : 320쪽
책 소개
목차
길을 찾아 _ 4
chapter 1.
실크로드의 바람, 사막, 초원 / 13
톈산 천지는 초겨울 _ 17
따반청의 풍경구 _ 25
소금 호수 _ 28
강풍의 30리 풍구 _ 30
투루판 _ 38
카레스 수로 _ 42
교하고성 _ 44
화염산, 천불동 _ 50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샘이 있기 때문 _ 55
하미 _ 64
빠리쿤 초원 _ 67
쇄양과 하미과 _ 75
사막에서 자연에 감사드리고, 수국생풍 _ 77
돈황, 막고굴 _ 82
명사산은 울음도 돈이 되었다 _ 85
양관 _ 92
서진화상전묘 _ 100
우루무치, 홍산공원 _ 104
chapter 2.
남동의 봄바람 / 113
남해 송정해수욕장 _ 116
가야산, 매화산 _ 121
와가송무 _ 123
운석산방의 밤과 아침 _ 124
하이, 베이징! _ 138
chapter 3.
시안과 티베트, 흙과 바람의 문화 / 163
시안 도착 _ 166
이상한 체온계 _ 167
진시왕의 병마용갱과 무덤 _ 172
음양의 화청지 _ 178
시원한 족료 _ 184
예술의 비림 _ 186
티베트로 들어가는 문 _ 192
라사시는 랍비와 보살의 도시 _ 194
마시고의 시작 _ 195
포탈라궁의 양과 음 _ 209
드레풍스 _ 215
조캉 사원 _ 221
진짜 고산 시작 _ 230
얌드록쵸 호수 _ 232
넨칭캉산에서 자연에 감사드리고 _ 237
장체, 펠코르체데 _ 247
시가체 _ 249
타쓰룬포 사원 _ 252
담슝으로 가는 길은 고산병의 길 _ 255
세상에서 가장 넓고 높은 감사의 제단 _ 257
고소에서의 지옥과 극락, 괴로움과 즐거움, 사랑과 미움 _ 266
하늘 아래 첫 집, 유목민의 집 _ 270
담슝, 백마호텔의 혼미 _ 274
남쵸 호수의 일출 _ 278
시안에서 태백산으로 _ 290
약산, 태백산 _ 294
시안의 OTC _ 311
고산병은 오래갔 _ 317
책속에서
토당 일행은 선생님과 함께 자연 공부 길에 다시 올랐다. 2006년에 캄차카의 한습寒濕한 기후의 산과 바다 및 육지에서의 공부였고, 2007년에는 그곳과는 상대적인 사막의 열조熱燥한 지역을 선택하였다. 음양의 조화로 선택된 공부 장소였다.
3일 전부터 감기로 고생하는 아들 에버를 두고 출발하기 위해 외국에 나갈 준비를 하는 토당 마음은 가볍지 않았다. 2006년에는 뱃속에 있는 아기의 안전한 성장을 기원하였지만 태어난 후 처음으로 발열, 인후통, 설사를 동반하는 아들을 보면서 공부하러 가는 발길이 무거웠다.
출발일, 8월 11일에는 상태가 호전되는 중이라 다행이었지만 목이 아픈 아들은 아버지와의 일주간 이별이 무척 싫었는지 더 보채었다. 에버를 안아주면서 뽀뽀를 짧게 하였지만 아버지의 진한 마음을 전하기에는 충분히 긴 시간이었다.
‘건강한 모습으로 1주 후에 보자꾸나.’
‘아빠도 건강히 다녀오세요.’
청양은 조용히 차에 짐을 싣고 대치동 공항버스 정류장까지 배웅을 하였다. 둘은 가볍게 전하는 손길로 인사를 나누었다.
‘그간 많이 힘들었는데 여행하는 동안 집 걱정은 하지 말고 편하게 쉬었다 오세요.’
‘에버와 에스터를 잘 보살펴 주시구려.’
공항으로 가는 리무진에서 토당은 1주간의 공부 중심어를 수첩에 적고 있었다. 열사熱沙의 자연을 보고 배우며, 하늘과 땅에 감사의 제사를 드리고, 치료와 어려운 질병에 대한 희망의 길을 간절히 물어보며, 가정과 진료실의 발전과 평안에 대한 내용이었다. 좀 이른 시간에 집을 나왔지만 인천공항까지는 약속 시간을 겨우 맞출 수가 있었다. 토요일의 공항 길은 만만하질 않았다. 선생님과 도반들 반 이상이 이미 도착해 계셨다. 대부분 슬리퍼와 짧은 티의 차림이었다. 토당만 긴 소매에 등산화 차림이었다. 덜 어울렸지만 나름대로의 적응 방식이었다. 열사 지방에 갈수록 미리 체온을 올려 도착지의 기온에 다가서는 방법을 택한 것이었다.
“행님, 덥지 않습니꺼?”
“응, 좀.”
그렇지만 옷을 벗을 정도로 어색한 차림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도반의 말을 흘려버렸다. 짐을 부치고, 면세점에서 약 한 시간의 여유가 있었다. 모처럼 청양이 원하는 가방을 찾아보는데 쉽지 않았다. 출근할 때도 사용하고 애기를 데리고 다닐 때도 들고 다닐 수 있는 다용도 애기 가방을 사주고 싶은데 선뜻 정해지질 않았다. 물건을 살 때 두세 번의 비교 후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선택하는 편인데 약 30분 정도 지내고서 구찌 매장에서 중간 크기로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를 수 있었다. 꽤 가격이 나갔지만 청양이 좋아할 것 같아 편하게 선택하였다. 그냥 다녀오면 서운하였기에 직원에게 줄 콤팩트 3개, 토당과 청양이 자주 사용하는 썬크림 5개 등도 준비하였다. 여행을 시작하면서 이런 것을 준비할 수 있는 여유는 즐거움 중에 하나였다. 귀국할 때까지 정중히 모셨다가 주인을 찾아가게 하는 정성도 공부의 덕목 중에 하나이다.
8시 20분에 이룩한 비행기는 우루무치??木?를 향해 약 5시간을 날았다. 긴 거리였지만 한국과 시차는 1시간이었다. 우루무치 공항은 꽤 국제적인 분위기였다. 안내를 위해 나온 중국 동포 송선생은 성실한 인상이었다. 우루무치는 ‘아름다운 목장’이나 ‘작은 로마’라는 뜻이며, 해발 680m, 40여 민족이 살고 있는 중국 서북방의 중심 도시라 하였다. 호텔 가는 길에 실크로드의 대륙성온대 사막기후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이었고, 덥고 건조한 지방이라 모기가 없고 과일 맛이 매우 좋아 중국에서는 살만한 지역이 이번에 공부할 우루무치, 투루판, 돈황이라고 하였다.
사막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일까. 먼지가 많고 건조한 기후라 감기와 풍토병에 주의를 부탁하였다. 한족漢族, 위구르족維吾?族 등의 민족이 중심이면서 한국에 우호적인 지역이라고 하였다. 간판에는 위구르 언어가 맨 위에 있고, 그 아래 중국어로 표기하는 것으로 보아 신강新疆 위구르자치구의 독립적인 의지를 보는 듯하였다. 새벽 1시 반경, 화능대반점?凌大飯店에 들어가 2시에 취침을 하였다. 오랜만에 맡아 본 중국의 공기였지만 어색하지 않았다.
약 4시간쯤 자고 기상하니 약간 피곤하였다. 2003년도에 카자흐스탄Kazakhstan, 키르기즈스탄Kyrgyzstan의 톈산天山에서 받은 영감을 또 느끼고자 이번에는 중국 신강 쪽으로 뻗은 톈산산맥TainShan Mts의 천산천지天山天池를 먼저 찾았다. 천지는 일요일에 관광객이 매우 많을 것으로 예상되어 서둘렀다. 날씨는 흐렸지만 사막 지방에 공부하러 왔다는 생각만으로 샌들에 짧은 팔을 내어 입었다. 출발 때와는 판이한 옷차림이었다. 혹 비가 올지 몰라 우의만 준비하였다. 신강의 농산물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천지로 향하였다. 투루판吐?番의 포도, 하미哈密의 하미과, 그리고 향리香梨, 석류, 사과, 목화 등의 얘기로 향기 나는 과일 버스가 되었다.
- 본문 <실크로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