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9594030
· 쪽수 : 256쪽
책 소개
목차
서곡(序曲)/ 6
인연/ 70
유학/ 129
광대/ 146
자기만의 소리/ 171
국악 해외공연/ 204
귀향/ 226
후기/ 263
저자소개
책속에서
자기만의 소리
농민은 아직도 이조시대처럼 천대받고 있지 않은가? 농업도 분명히 국가의 중요한 산업인데 다른 산업은 혜택을 받고 있는 데 반해 농민은 농산물 개방과 수입으로 피해를 보고 있지 않은가! 역대 정권자들은 하나같이 중농정책을 하겠다고 입에 사탕발림으로 약속을 하며 어용농민단체를 이용해서 인기 표만 얻어가고 장기적인 정책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었다.
“형님! 가톨릭 농민회 아십니까?”
“음, 이름은 언론을 통해서 들어보았지만 내용은 잘 모른다.”
“그 위대한 농민회가 1966년 10월 이곳 원평동 성당에서 조직되어서 전국으로 확산되었는데 70년대 초기에는 서독의 파다보른 교구연합회 농촌청년회가 3년 동안 추수감사절에 빵을 만들어 팔아서 한국 가톨릭 농민회를 지원했고 여기서 너무 크고 정책에 비판이 심하니 정부에서 압력을 가하여 견디지 못해서 본부를 대전으로 옮겼으며, 5공화국 시절에도 압력이 심하여 오춘원 사건이 일어나고 로마교황 바오로 2세의 방한으로 그 기세가 높아져서 78년도에는 전라도에서 기독교 농민회가 조직되어 상호협력을 하였습니다. 이것이 오늘의 전국 농민회 총 연맹의 모체가 되었습니다.”
“음, 그렇구나. 나도 교황바오로 2세의 방한은 기억한다. 신문에서 보았는데 ‘벗이 먼데서 오면 어찌 반갑지 않으리오’를 우리말로 말씀하신 것과 논어에 있는 공자의 용어를 인용한 것에 감명을 받았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풍습을 따르라는 속담을 이용했는지는 몰라도 한 종교의 최고지도자가 자신의 종교의 성서를 인용하지 않고 이념이 다른 성인의 용어를 이용한 그 자체가 더욱 위대하게 느껴지더라.”
“그 시절 재미있는 것도 있었어요. 가톨릭 농민회원이 장에 가면 순경 놈과 면서기 놈이 교대로 하루 종일 따라다녔지요. 도둑놈은 옆에 두고도 잡을 생각은 않으면서 그런 짓을 했으니 웃기는 시절이었지요.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 받아서 먹고살면서 국민의 편에 서서 일해야 할 공직자가 반대로 국민인 주인을 물고 늘어졌으니 미친개나 하는 짓이지요!”
박만수는 매제 신동우가 자기를 보고 하는 말같이 들렸다.
“나보고 하는 소리 같구나. 나도 농민운동이나 해야겠다.”
“그리고 전민련 공동의장 하시던 윤정석 씨는 아직도 농민운동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나도 선배들로부터 이름을 들었다.”
“형님! 저도 보수가 무조건 나쁘다고는 하지 않습니다. 형님이 보수인지 진보인지 아직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문교부 혜택을 많이 받아서 서양문물을 잡수셨으니 약간은 진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일부 언론들이 형님은 오시라는 곳이 많지만 아직은 거처를 밝히지 않았다고 하는데 저도 궁금합니다.”
“내가 무엇을 했으면 좋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