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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뭄몸

모뭄몸

송원일 (지은이)
  |  
한솜미디어(띠앗)
2016-12-20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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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뭄몸

책 정보

· 제목 : 모뭄몸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9594573
· 쪽수 : 432쪽

목차

머리말/ 4

제1장 제국주의 민사법정/ 9
제2장 중국 공산혁명에 투신/ 35
제3장 황금색 옷을 입은 저승사자/ 45
제4장 타이산 여관에 억류/ 55
제5장 메밀꽃 들판의 돼지들/ 79
제6장 신은 여행길에 나선 사람을 지체시키지 않는다/ 107
제7장 배밭 일본인 주인/ 133
제8장 라이카 카메라/ 151
제9장 간수들의 억압과 잔혹한 학대/ 177
제10장 극장 앞 깡패들/ 191
제11장 다시 배밭으로/ 219
제12장 쓸쓸한 귀환/ 243
제13장 일본군 담력 훈련/ 261
제14장 고문/ 283
제15장 비참한 곳에서의 비참한 상봉/ 317
제16장 오열/ 345
제17장 통곡의 미루나무/ 369
제18장 한국인은 경거망동하지 마라!/ 393
제19장 박외돌 검사가 기다리는 공안 검사실/ 411
제20장 이 집사 할머니와 윌리암 선교사/ 423

저자소개

송원일 (지은이)    정보 더보기
- Minnesota Graduate School of Theology 학사(Bachelor) - Minnesota Graduate School of Theology 석사(Master of Divinity) - Evangelia University(고신대학교) 목회학 박사(Doctor of Minis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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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정순례는 낭아가 가르쳐준 대로 영수를 강보에 싸안고 들판으로 나갔다.
중국인들은 혼인 전에 죽은 자식은 불효자라고 하여 땅에 묻지 않고 들판에 내다놓는 것이 풍습이었다. 따라오지 말라는 엄마의 꾸중을 듣고도 영일이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슬금슬금 엄마의 뒤를 따라갔다. 한참을 가던 엄마가 휙 돌아서며 영일이를 향하여 빽 소리를 질렀다.
“따라오지 말아! 이, 원수 놈에 새끼야! 네가 우리 모자 일에 와 끼어드네~ 에?”
영일이는 악을 쓰는 엄마한테 놀라 얼른 돌아서 오던 길로 걸었다. 이제까지 엄마가 그처럼 심하게 화를 내는 것은 처음 보았다. 길모퉁이 건물 벽에 기대서서 영일이는 아버지가 세상에서 제일 나쁜 놈이라고 생각했다.
30분을 걸어 들판에 다다른 정순례는 영수를 내려놓고 아이 곁에 앉아 한동안 김정국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울었다.
들판에는 하얀 메밀꽃이 바람을 따라 파도를 치고 있었다. 저만치 먼 곳에서 돼지 세 마리가 한가롭게 어슬렁거리다가 사람을 보고 가까이 다가왔다.
울다가 지친 정순례는 목을 길게 꼬고 앉아 피부가 건포도처럼 변한 영수를 내려다보다가 노기 띤 목소리로 넋두리를 했다.
“영수야! 오마니는 영옥이 길러놓고 가야 하니끼니 너는 혼자 살디 말고 네 애비인가 하는 놈을 잡아 게지구 가서 같이 살라우! 그 인간은 여귀서는 한 잎(여기서는 하나도) 쓸모없는 인간이야. 내 년이 미친년이디, 철딱서니 없게스리 와 아이들은 몽땅 끌고 여기를 오는가 말이야? 영수는 내래 죽인 거이야.”
중천에 떴던 해가 어느덧 서편 산마루에 다다르고 있었다.
“야야, 이 들판에 너만 두고 어케 가간?”
“할마니, 우리 영수 간 거 아시디요? 잘 좀 살펴주시라요!”
“영수야! 오마닌 내일 날이 밝으문 다시 올 거이야.”
그녀는 자리에서 부스스 일어섰다. 그러고도 한동안 초점 없는 눈길을 먼 벌판에 두고 얼어붙은 듯 서 있었다.
“잘 있으라우, 어카간?”
그녀는 눈물을 닦으며 돌아서 총총걸음으로 걷다가 얼마 못 가 털썩 주저앉으며 대성통곡을 했다. 한참을 앉아 울고 있던 그녀는 이상한 소리에 놀라 고개를 들었다. 눈물을 닦고 소리 나는 곳을 바라보던 그녀는 찢어지는 듯한 비명을 지르며 왔던 길을 되돌아 달려갔다.
뉘여 놓았던 영수의 시신에 돼지들이 달려들어 시체를 뜯어먹고 있는 것이었다. 그녀가 악을 쓰며 가까이 달려가자 돼지들이 줄렁줄렁 달아났다. 그중 돼지 한 마리가 영수의 팔 한쪽을 물고 가고 있었다. 죽은 아이의 배는 이미 흩어졌고 얼굴은 형체가 없었다. 악취가 진동했다.
정순례는 울면서 나뭇가지와 손으로 땅을 팠다. 마른땅을 파고 시체를 묻은 후 돌과 썩은 나무뿌리를 끌어다 올려놓고 일어섰다. 부들부들 떨고 있는 그녀의 열 손가락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날카로운 쇠붙이로 찢어대는 듯 아픈 열 손가락을 내려다보며 정순례는 영수를 지켜주기 위해 난 상처라고 생각하니 영수를 굶겨 죽인 죄책감이 다소 감해지는 듯했고 손가락의 통증도 모두 사라졌다.
“날이 새면 다시 올 거이야, 잘 있으라우!”
그녀가 떠나간 자리에 돼지 세 마리가 어슬렁거리며 다시 다가갔다. 무거운 나무뿌리까지 짓눌러 놓았으니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온 길을 향하고 서서 돼지들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돼지들은 나무뿌리를 주둥이로 받아 쉽게 치워버리고는 땅을 파헤쳐 시신을 꺼냈다.
정순례는 비명을 지르며 다시 돼지를 향해 달려갔다. 돼지 두 마리가 시신을 마주 물고 줄렁줄렁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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