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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개, 지장보살이 되다

논개, 지장보살이 되다

혜법 (지은이)
  |  
한솜미디어(띠앗)
2018-03-02
  |  
12,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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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개, 지장보살이 되다

책 정보

· 제목 : 논개, 지장보살이 되다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조선사 > 조선중기(임진왜란~경종)
· ISBN : 9788959594856
· 쪽수 : 263쪽

목차

머리말 _ 4
논개의 한(恨) _ 11
무상 _ 13
한 송이 풀꽃 _ 15
업강(業江)이 만들어진 그날들 _ 19
류씨 댁 이야기 _ 49
당산나무 벤 이야기 _ 59
방씨 댁 이야기 _ 69
수박 할아버님 이야기 _ 79
백일홍 _ 89
우이동 이야기 _ 145
이런저런 이들 _ 149
숙부님 이야기 _ 201
태풍 매미 때 이야기 _ 207
옆집 이야기 _ 213
착한 보살님 이야기 _ 219

저자소개

혜법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03년 1월 7일, 청암사(靑巖寺) 승가대학(僧伽大學) 졸업 2010년 2월 방송대학(放送大學) 졸업 2018년 현 한글+한자 문화(漢字 文化/월간지) 지도위원(指導委員) 현 용국사(龍國寺)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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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천상천아 유아독존

때는 1946년 음력 3월 보름(15일), 수백 년 동안을 차가운 물속에서 조국이 일제로부터 해방되기를 기다렸다가 드디어 물 밖으로 나오신 날이 바로 이 날이다. 살을 에는 추위도 저만치 달아나고 누렇게 색이 바랜 잔디도 파릇파릇 물이 올라 산과 들이 푸르른 색으로 물들어가는 즈음, 제비도 강남소식을 전하고 만물이 모든 봄소식을 전하는 그때, 내 인생… 아니, 내 가문의 모든 것을 흔들어놓은 일생일대의 사건이 일어났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내 전실 어머님께서 독약을 드셨던 그날부터겠지만. 나는 아직 태어날 준비조차 전혀 되어 있지 않던 그때에, 나의 운명, 아니 나의 숙명은 이미 정해져 있었던가…. 그날 아침 갑자기 “나는 논개다!” 하는 외마디 비명이 부엌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나는 진주 남강에서 왜장을 끌어안고 물에 뛰어들었던 논개다! 나는 기생이 아니었다! 나는 첩실이 아니었다…. 내 한을 풀어주면 너희 가문도 구하고 또다시 왜적의 침략도 막으리라!

부엌에서 불을 지피시던 어머니 주갑선! 스물세 살의 앳된 그녀는 갑자기 천둥 같은 소리를 계속 지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을 통해서 논개가 말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말해서 신이 들린 것이었다. 그렇게 계속 논개의 한 맺힌 넋두리는 계속 진행되었다. “내 한은 부처가 되는 것이다. 내 한을 풀어주면 부처가 되어서 너희 집 멸문지화(滅門之禍)도 막아줄 뿐 아니라 내 조국에서 나에게 3층으로 절을 지어주면 왜적의 침투를 다시 한 번 더 막을 수 있느니라”고 외치고 또 외쳤다.

그녀는 순간 미친 듯이 광기가 들린 듯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집안 식구들과 온 동네 사람들 모두 깜짝 놀라서 임성오 집으로 몰려왔다. 내 아버님 임성오는 알량한 양반 가문을 지키기 위해서 혹시나 집에 점쟁이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고 어머님의 입을 틀어막고 심지어는 묶어놓고 가두기까지 했다. 왜! 논개할머님 말씀을 잘 듣고 새기지 못했을까? 부처가 되겠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스님이 나온다는 말씀인데, 왜 신중하지 못했을까. 안타까운 일이 아닌가? 통탄할 일이다. 스님도 수치스러웠던 것인가? 양반이기 때문에! 나는 스님이 되기 위해서 죽고 싶을 정도로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대중공사도 이를 악물고 참았다.

바로 그날부터 임성오는 양반 가문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서 무당을 불러 귀신 쫓는 굿, 즉 오구굿을 매일 하다시피 하였다. 집안의 논밭을 팔아서 하루가 멀다 하고 귀신을 쫓을 수 있는 방도라면 그 무엇이라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도 논개의 영혼은 떠나지 않았다. 아니 떠날 수 없었을 것이다. 계속해서 그녀의 입을 통해서, 소리치고 또 소리쳤다. 어느 날 그녀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서 황망하게 멀리 달아나니까 남편 임성오는 뒤따라가서 웃단질 밭에 있는 전봇대에 그녀를 묶어놓기도 하고, 병원에 데리고 다니며 별의별 짓을 다 하였다.

그렇게 임성오는 영혼이 쫓겨 갈 때까지 멈추지 않을 기세였다. 어쩔 수 없이 일보후퇴 작전으로 논개의 영혼은 그녀에게서 떠나기로 작심하고는 그녀에게 일러주었다. “부인아, 내가 여기서 계속 버티면 너를 죽이겠다. 부인이 죽고 없어지면 내가 한을 풀길이 없으니, 내가 갔다가 다시 오겠다”고 하시며 떠나기 전에, “그리고 또 이 동네 A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은 이 동네를 떠나야 살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떠나지 않는다면 북쪽에서 검은 먹구름이 몰려와서 소낙비가 내릴 테니, 즉 모두 멸족지화(滅族之禍)를 당할 것이니, A씨 집안 일족(一族)은 모두 다 떠나라고 하여라.” 하지만 그 댁들도 내로라하는 가문인데, 순순히 영문도 모른 채 떠날 리 만무했다. 그 댁의 A할머님이 나오셔서는 내 어머님에게 “야 이 사람아, 왜 우리를 떠나라고 하노. 우리는 영문도 모르고 이대로는 못 떠난다”며 강력하게 말씀하셨다고 어머님께서 술회하셨다. 그때 정신없이 말씀하시는 내 어머님께 찬물이라도 마시게 해서 잘 달래가며 이유를 물었어야 했다고, 어머님은 못내 아쉬워하셨다.

그랬으면 그때 답이 나왔을 것이라고. 가끔씩 나에게 넋두리처럼 말씀하셨다. 또한 “미구(未久)에 하늘에서 불비가 내려올 것이다. 절대 피난을 가지 말아라. 잘못하면 부인이 죽는다”고 일러주셨다. 하지만 아버님께서 하도 성화를 부려 피난을 가지 않을 수 없었으며 피난길에서 어머니와 나는 겨우겨우 목숨을 건져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항상 말씀하셨다. 왜냐하면 추운 날씨에 산모가 찬 기운을 맞았기 때문에 위험했다고 하셨다.

그렇게 일러주시고 당부하신 논개할머님께서는 “내가 지금은 갔다가 만 9년이 지난 춘삼월에 다시 올게”라고 하시며 그녀 앞에 마주섰던 논개의 영혼이 진주 쪽으로 휙, 하고 날아가는 것이 선연히 보였다고 말씀하셨다. 그러고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그녀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오니까 온 집안, 온 동네가 조용해졌다. 하지만 평온함은 잠시뿐이었다. 논개할머님이 떠나고 다시 돌아오신 만 9년 동안, 햇수로는 10년 동안 임성오 집안은 말 그대로 멸문의 화(禍)를 당하였다. 쑥대밭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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