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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근현대사 > 일제치하/항일시대
· ISBN : 9791193238196
· 쪽수 : 380쪽
· 출판일 : 2024-01-19
책 소개
목차
서문 | 다시 요동칠 기억의 연대를 꿈꾸며
1장. 연해주
목숨을 건 도강
세 부류로 나뉘다
고난을 피해 역경 속으로
2장. 연추
아득한 그날의 현장
‘페치카’라 불리던 사나이, 최재형
마패를 든 이범윤
안중근의 마지막 가출
단지, 단지는 단지가 아니다
사진 속 코드
원조 코리아 타운
서태지의 ‘발해를 꿈꾸며’
3장. 해삼위
더부살이의 설움
독립운동의 성지, 신한촌
짓밟힌 터전
블라디보스토크의 ‘남남북녀’
체코로 간 비녀와 가락지
15만 원 탈취 의거
밀정과 한글 활자 절도 사건
위대한 여정의 시작점
4장. 헤이그, 상트페테르부르크
숨 가쁜 준비
이범진은 누구인가?
기록되지 못한 사후
대한제국의 호소
이준의 위대한 나라
지워진 이름
열 수 없던 문
작업의 몇 가지 원칙
5장. 다시, 블라디보스토크
들녘에 서서
장도빈, 발해를 깨우다
“모든 걸 불사르라!”
질문을 던지는 사진
한 언덕에서의 버둥질
홍범도의 반쪽짜리 사진
축복의 땅 ‘사만리’
6장. 자유시
KGB 조력자
승리 뒤에 비극
자유시, 재앙의 늪
“다시는 우리끼리 싸우는 일이 없기를”
이별의 왈츠
7장. 하바롭스크
한 여성 혁명가의 탄생
모든 차별과 억압에 저항하다
우아한 복수
기억되지 못한 사람
책을 나오며 | 실천적 예술을 위한 또 한걸음
참고 자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역사는 인문학의 기초다. 기단석 없는 건물은 존재할 수 없다. 일찍이 신채호(1880~1936)는 “민족을 버리고는 역사가 없을 것이며, 역사를 버리고는 한 민족의 자기 국가에 대한 관념이 크지 못할 것”이라며 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목숨을 담보로 강을 넘은 이주와 그곳에서 독립운동에 삶을 바친 이들을 외면할 수 없는 이유다. 과거 없는 지금은 성립될 수 없고, 지금 없는 미래는 도래할 수 없다. 과거, 현재, 미래는 그래서 한 권의 책과 같다. 다른 시간대는 모두 같은 선상에서 하나의 선으로 연결돼야 온전히 한 편의 서사를 완성시킨다. 구구절절한 사연들은 공유돼야 힘을 갖는다. 그 보이지 않는 에너지는 네가 누구인지, 내가 어디서 왔는지, 우리가 왜 위대한지를 깨닫게 한다.
_ 다시 요동칠 기억의 연대를 꿈꾸며
신체를 훼손하면서까지 명세한 그 행위는 무엇을 의미할까. 공자 또는 그의 제자가 쓴 것으로 알려져 있는 효도 경전 <효경> 첫머리에는 ‘신체발부 수지부모’란 말이 나온다. 부모에게 받은 몸을 잘 보존하는 게 효의 첫걸음이란 뜻이다. 단지동맹을 맺은 사람들은 그것을 몰랐을까. 단지는 머리카락을 잘라내는 ‘단발’과는 다른 차원이다. 피를 봐야 하고 극심한 고통을 감내하는 일이다. 그리고 생채기를 평생 눈으로 보고 살아야 한다. 그렇다면 단지는 효의 실천보다 나라의 존립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미 아닐까. 그것은 효를 사사로운 감정으로 밀어내, 그 자리에 독립이란 두 글자를 채우는 일이다.
_단지, 단지는 단지가 아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 머물며 신한촌을 출근하듯 다녔다. 첫째 날은 남은 게 없어 난처함에 도리머리를 지었고, 둘째 날은 사라짐 앞에 무망함이 밀려들었고, 셋째 날은 현실 앞에 오기가 발동했다. 이동휘가 1935년 사망할 때까지 말년을 보낸 집터를 찾아 나섰다. 그 자취는 상점 건물이 대신하고 있었다. 1920년 3·1혁명 1주년을 기념해 한인들이 세웠다는 독립문도 이젠 기록으로만 존재한다. 흔적이라면 서울 거리란 뜻의 ‘서울 스카야’ 표지판 하나가 전부다. 어디에 한민학교 교정이 있었을까, 신채호가 글을 쓴 곳은 어디일까, 밀정들은 어디서 독립운동가들을 훔쳐보고 있었을까, 모락모락 군불 떼던 마을 모습은 속내와 달리 평화롭게 보였을까,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건 나뭇가지 위 까치집뿐인 건가. 그럼에도 카메라를 거둘 수 없던 까닭은 이 공간이 품고 있는 기억 때문이다. 좀 봐달라고 생떼를 쓸 수 있는 건 여기에 기억을 잇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_짓밟힌 터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