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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3494
· 쪽수 : 84쪽
· 출판일 : 2017-11-13
책 소개
목차
제1부 11
설해목 눕는 소리 13
새벽 14
새벽 2 15
새벽 3 16
새벽 4 17
망태버섯에게 18
혼술 19
객客 20
다시 봄 21
중심 22
길 23
오리와 나 24
박꽃 3 25
시詩에게 26
시詩에게 2 27
시詩에게 3 28
제2부 29
기척 31
가을 마중 32
가을 마중 2 33
안 되는 일 34
도라지 꽃등 35
새는 빗속을 날고 36
새는 눈 속을 날고 37
새는 눈 속을 날고 2 38
생일날 39
따뜻한 달걀 40
그러면 못써 42
나는 춘천에 가고 싶지 않다 43
어느 날 오후 44
제3부 47
첫 마음 49
노랑쐐기나방 고치의 눈물 50
제비꽃 전설 52
이름 하나 54
별어곡別於谷 나무 55
뿌리의 말 56
어린 힘 57
번외番外 58
부탁이야 59
7월 마음 61
자귀나무 아래서 62
아침 새소리 63
큰언니 64
제4부 67
입춘 69
비 그리고 그리움 70
바람 소리 71
꽃등심 먹기 73
내 사랑, 제비꽃 75
어느 참전 용사의 마지막 편지 76
장미여관 77
우문愚問 78
우산버섯에게 79
질문 있어요 80
오늘은 맑음 81
부탁해, AI 82
꿀 83
저자소개
책속에서
따뜻한 달걀
어렸을 때 그러니까 국민학교 4학년 때
도시에 사는 오빠네 집으로 애기 보러 갔다
학교가 끝나면 조카를 등에 업고
매일 순례길을 나섰다
흑백 사진들이 붙어 있는 영화관 앞에서 고개를 타래메고 서성거렸다
어느 날,
어떤 아저씨가
“영화 볼래?”
어두컴컴한 구석 자리에서
정신없이 화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조카는 등에서 쌕쌕 잘도 자고
내 손에는 따듯하고 몽글한 달걀이 들려 있었다.
잘은 모르겠으나
참 따뜻한 달걀이구나
아늑하고 보들보들한.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오마,
무언가 조금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깨지거나 말거나 달걀을 집어 던지고
어둠에 익숙해진 영화관을
꽁지가 빠져라 도망쳐 나왔는데
정신없이 집으로 내달았는데
콩당거리는 가슴을 쥐어 잡았는데
바르르 떨었는데
비밀 하나가 생겨났는데
다시는 그곳에 가지 못했는데
철이 들고 말았다.
그때 그 따뜻한 달걀이 먹는 달걀이 아니었다는 것을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알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