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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3760
· 쪽수 : 156쪽
· 출판일 : 2018-06-18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유리를 부는 사람 11
볼링 12
봄날의 무직 14
밧줄 한 뭉치 16
밀봉 18
다독이는 저녁 20
귀밑으로 몰려드는 흰 구름의 무심함으로 22
샌들의 감정 24
네팔상회 26
집을 뜯어 먹는 사람들 28
월식 이야기 30
앞발을 핥다 32
수혈 34
매미 35
사슴이 눈을 감을 때 36
빗소리 끝에 망치질 소리 38
불을 쥐고 40
몰두 42
땅속이 든든하다 44
돼지감자 46
제2부
단추 51
덕장 탈출기 52
껍데기를 씹다 54
한 되들이 술 주전자 56
타인들 58
의태 계절 60
두꺼비 필법 62
낙과 64
가장 무거운 책 66
광물의 겉장 68
천막 70
가르마 72
김 씨의 농한기 74
깃털 하나 76
소금 우물 78
느닷없는 주소들 80
달리는 이불 82
달의 그네 84
말(馬) 86
망치의 생각 88
바람 부는 날, 빨랫줄과의 대담 90
보름달 경기 92
제3부
풍력도 등급이 있다 97
보충 질문하는 꽃 98
복숭아나무 100
부리망을 아는지 102
식구를 품앗이하다 104
대리의 유목遊牧 106
여물 108
일회용 장갑을 낀 일가 110
폐사지廢寺址 112
목덜미를 핥다 114
물뱀 지나간 자리 116
아버지의 야상 118
7월의 종교 120
누에의 집 122
밥상 124
보푸라기 126
객잔 128
파열 130
벚꽃 일기 132
능소화 셔틀콕 134
겨울 강 136
해설
이병철 어둠과 높이를 향한 지향성 138
저자소개
책속에서
네팔상회
분절된 말들이 이 골목의 모국어다
춥고 높은 발음들이 산을 내려온 듯 어눌하고
까무잡잡하게 탄 말들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이 모이면 동네가
되고 동네는 골목을 만들고
늙은 소처럼 어슬렁거리는 휴일이 있다
먼 곳의 일을 동경했을까
가끔은 무명지 잘린 송금이 있었다
창문 없는 공장의 몇 달이 고지대의 공기로 가득 찬다
마음이 어둑해지면 찾는 네팔상회
기웃거리는 한국어는 이국의 말 같다
달밧과 향신료가 듬뿍 밴 커리와 아짜르
손에도 엄격한 계급이 있어 왼손은 얼씬도 못하는 밥상
그러나 흐르는 물속을 따라가 보면
다가가서 슬쩍 씻겨 주는 손
그쪽에는 설산을 돌아 나온 강의 기류가 있다
날개를 달고 긴 숫자들이 고산을 넘어간다
몇 개의 봉우리가 창문을 두드린다
질긴 노동이 차가운 맨손에서 목장갑으로 낡아갔다
세상에는 분명 돌아가는 날짜가 있다는 것에 경배,
히말라야 줄기를 잡아끄는 골목의 밤은
왁자지껄하거나 까무잡잡하다
네팔 말을 몰라 그냥 네팔상회라 부르는 곳
알고 보면 그 가게 주인은 네팔 사람이 아니다
돌아갈 날짜가 간절한 사람들은 함부로
부유하는 주소에서
주인으로 지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