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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3869
· 쪽수 : 108쪽
· 출판일 : 2018-09-1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청어靑魚 13
이 집 여자:저 집 여자 14
닭 15
생강나무를 생각해요 16
질경이꽃 17
돌탑 18
밥값 19
아름다운 비상금 20
다시 여기에 온다면, 22
돌멩이 23
반장 엄마 24
깁스를 하고 25
나팔꽃 사랑 26
여주 열매 28
명함 29
제2부
비 맞는 신갈나무 33
양떼목장으로 갑니다 34
천혜향 35
거울 속의 방 36
언니 37
〈풍성한 교회〉 옆에는, 38
맨발로 걷기 40
늙어가는 것이다 42
동문반점 43
8번 타자 44
진공청소기에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46
설거지가 하기 싫다 48
가시나무 새 50
곽앤신이비인후과 51
스펀으로 간다 52
제3부
손 55
고구마 캐던 날 56
별을 보다 57
동국사 앞마당에 서서 58
산벚나무 59
시인詩人 60
드라이플라워 61
김영자 여사님 62
감자 64
꿈 해몽 65
덕아웃 66
달리기 선수가 되다 68
축시를 낭독하다 70
외도外島 71
나, 오늘 72
제4부
껌 75
나주곰탕 76
나를 무심코 지나가는, 그 사람 78
가지나무 뽑기 79
생일날 80
봄 81
짝 82
넘어진 이유 83
텃밭 84
기차를 기다리며 술을 마신다 85
그립다, 파라나강 86
혹성탈출-진화의 시작 88
I Can’t Stop Loving You 89
남산에서 막걸리 마시지 90
지렁이 91
해설
이성혁 미래로의 물길을 여는 시 쓰기 92
저자소개
책속에서
청어靑魚
아직도 가슴속 바다에는 한 마리 청어가 숨어 삽니다 등
푸르고 허리가 미끈한, 이름만 불러도 청청 물방울 소리 튀
어 오르는, 그런 청어 한 마리를 풀어놓았던 것입니다 스무살, 서른, 마흔에 이르러 그놈을 북태평양으로 돌려보낼 결심을 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여자는 몰래 무엇인가를 키운다는 것이 참 어렵고 고달픈 삶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죠 때로 아들 녀석이 청어를 대신해 줄 것이라고 믿기도 하면서 10여 년을 흘러왔습니다 꼬리와 지느러미에 파도를 실어 헤엄쳐 나가는 청어가 보고 싶습니다 햇살을 통과하면서 벅차게 숨 쉬던 나의 청어, 청어를 불러내고 싶습니다 아아,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요? 그동안 청어에게 무심했던 내가 청어를 볼 자신이 없습니다
때늦은 오후 지하도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 사람들을 읽고 있는 나뭇잎 한 장, 나는 그 나뭇잎 한 장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바람 부는 방향으로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의 잎들, 그 속에 청어는 희미하게 보입니다 불러보고 애타게 찾아봐도 가슴속에서만 헤엄치고 다녀야 할지도 모른다는 절망을 느껴본 사람들은 알겠지요 그래도 잠시 이 순간 청어를 생각하고 그리워할 수 있는 자유가 있으니까 그다지 외롭지는 않은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