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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5368
· 쪽수 : 144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그토록 13
거짓말 15
기생 18
시멘트 20
귀신고래를 기다리며 22
울음의 내부 24
맹목 26
미혹迷惑 28
징후 30
비 32
슬픔에게 34
금기 36
세상의 모든 음악 39
제2부
묘생 43
날마다 신화는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46
메테오라 48
불의 묵시록 50
슬픈 연대 52
상속자들 54
부음 56
너의 이름은 블랙 58
사바사나 60
지렁이에 대한 명상 62
냄새의 기원 64
번개 66
칼이 웃는다 68
경계는 투명하다 70
색을 띠다 72
제3부
마스크 77
고독이 말 걸어왔다 80
밀봉 82
실패한 시인 83
발의 반란 84
블랙리스트 86
지뢰 88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 90
가짜 뉴스 92
피싱 94
폐차 천사 96
놈 98
신방에 들다 100
끝내 버리지 못하고 가지고 갈 102
제4부
발효 107
다락방 108
사춘기 110
저 문지방을 넘으면 저승일까 112
맨발 114
나비 116
진골목 간다 118
첫 키스 120
가끔 옥수수빵이 먹고 싶다 121
숨바꼭질 122
호스피스 124
‘고비’라는 말 126
계단은 없는데 128
질문 130
해설
홍일표 블랙리스트의 위기와 고독의 기표들 131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토록
임종을 앞두고 끝내 말문을 닫은 엄마의 눈빛은 깊고 완강했는데, 아무도 들일 수 없는 빈 헛간처럼
세상에 온 적도 없고, 오지 않을 슬픔도 슬픔이어서
오랜 세월 지하 생활자였던 매미는 죽기 전에 짝짓기를 하려고 그토록 그악스럽게 울어대더니
어떤 신神은 형상이 누런 자루 같다 붉기가 빨간 불꽃 같고, 얼굴이 없다 다시, 산해경을 읽는 밤이면 신의 영역, 인간의 영역이 따로 없다 당신도 나도 반인반수다
그러니까, 그날 방 안에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고독사라고 말하지 마라 고독이란 결코 공개될 수 없는 것
비좁아 터진 닭장 속에 갇혀서도 닭들은 먹고 자고 배설하고 알을 낳고 서로 피 터지게 싸우기도 했는데
엉덩이 종기에 입을 대고 빨아도 지 새끼 건 더러운 줄 몰랐지 골병들어도 모르고 등골 빼먹어도 모르고
바퀴벌레란 놈은 대가리가 잘려 나가도 스스로 신경을 차단해서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지 사랑을 잃고, 온몸에 가시가 돋았는데
통점과 통점이, 서로 견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