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6174
· 쪽수 : 116쪽
· 출판일 : 2022-02-25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간절한 틈
체면 13
공터의 풍경 15
허물어진 것들은 따뜻하다 17
은빛 보행차 19
간절한 틈 21
번개 22
동호댁 할머니 손가락엔 구구단이 산다 24
나스카 라인 26
선운사 만세루 28
난점難點 30
공갈 마네킹 32
구체적 이유 34
배꼽 36
제2부 태양족을 본다
여울 41
손톱 끝 여름 42
태양족을 본다 44
곰곰한 호박 46
우리 남편은 스파이더맨 48
독일제 행주 50
짐승 52
엄마의 틀니 54
거짓말은 오른손잡이 56
빗소리만 만근滿勤이다 58
눈을 가리다 60
골목의 각도 62
가드레일 64
제3부 알제리 악사
불란서 치즈 69
오후 3시엔 마법을 70
당근 이야기 71
알제리 악사 72
불란서 날씨 73
차스키 74
이월移越의 체형 76
빈터의 뼈 77
모가지의 맛 78
빗소리를 남겨 두고 80
조용한 가계 81
달을 끄기로 했다 82
단맛에 빠지다 84
제4부 천국은 낮다
나의 수리학 87
천국은 낮다 88
그동안 90
심장의 덧붙임 말 92
헤라클레스는 출정 중 93
검정 머리 고무줄 94
흔들리는 주소 96
가구를 변명하다 98
무릎의 시간 100
코를 걸다 102
순방 104
정독하는 목 105
해설
임지훈 목양牧羊의 마음, 혹은 목언牧言자의 고백 106
저자소개
책속에서
체면
막, 죽음을 넘어선 지점을 감추려
서둘러 흰 천으로 덮은 익사자
최초의 조문이 빙 둘러섰다
발을 덮지 않는 것은 죽은 자의 상징일까
얼굴은 덮고 발만 내놓았다
다 끌어 올려도 꼭 모자라는 내력이 있다
태어날 때 가장 늦게 나온 발
저 맨발은 결국 물을 밟지 못하고 미끄러졌다
복사기처럼 훑어 내리던 흰 천
끝내 남은 미련을 뚝 끊듯 발목에 걸쳐져 있는 체면
가시밭길을 걷고 있거나
아니면 용케 빠져나와 눈밭을 지났거나
물길을 걷다가 수습되어 왔을 것이다
발은 죽어서도 끊임없이 걷고 있어 덮지 않는 것일까
만약 발까지 덮어 놓았다면
자루이거나 작은 목선 한 척이었을 것이다
경계는 저 물속이 아닌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 둔 곳인지 모른다
발이 나와 있으므로 익사자다
고통도 화장도 다 지워진 얼굴은
체면이 없다
누군가 흰 천을 끌어당겨 체면을 덮어 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