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6709
· 쪽수 : 140쪽
· 출판일 : 2022-10-17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깨달음 없는 잠
풍선을 불어 줄까 11
새장의 마음 14
늑골 16
물감 좀 짜 주시겠어요 18
드림캐처 20
목련 물티슈 22
수박사탕 근처 24
실습 26
전염 28
장조일까 단조일까 30
공중의 초대 32
마음을 종잡을 수 없어서 34
거울을 보는 고양이 36
선잠 38
숨 40
건포도 호흡법 42
깨달음 없는 잠 44
건포도 46
나쁘게 피는 물방울은 없겠죠 48
제2부 네가 말을 숨길 때마다 별이 빛났다
낯선 봄 53
태엽 감긴 봄 쪽으로 56
디디스커스 58
네가 말을 숨길 때마다 별이 빛났다 60
떨림 62
모래 묻은 새장 64
샛길을 가진 여름 66
비를 세는 사람 68
순무 70
순록 72
촛농 자국 별자리 74
지문 76
눈사람 78
발꿈치 들고 80
이물감 82
곁을 지우면 85
마주르카 집에 불이 켜지네 88
제3부 간결한 슬픔
차콜 93
다육식물 96
식탁의 분위기 99
냄비의 방식 100
한 숟갈의 고백 102
슬픔의 바코드 104
안을 숨길수록 밖은 더 선명하고 107
꽃잎, 꽃잎들 110
고슴도치 가시가 웃고 울고 있다 112
반달 113
다시 비늘을 긁을까요 114
박쥐 116
갇혀 있는 118
30대 120
목숨 122
녹았다 가는 빛 124
묵줏빛 어둠 너머 126
7월 햇살 128
해설
손미 발이 푹, 푹, 빠지는 수박사탕 근처 131
저자소개
책속에서
수박사탕 근처
수박사탕 담긴 상자를 옮기는 사람의 어깨에서
착실하게 플라스틱 사슬까지 가로지르는 비
비의 소음만이 엉성하게
물풀 넘어진 저녁을 밝히고
포자가 몰고 오는 공기에 섞여서
짙어진 어둠 흔들리게 할 것이고
땀에 절은 골목 비추이는 달빛마저
온데간데없는 진균의 밤에게 안부를 물을 것이다
카페를 나선 코코넛 커피는 환자복에 얼룩을 만들고
종이컵 표면에 희미하게 번지는 기름띠를 가진 채
차갑거나 뜨겁지 않게 가장자리 머물며
착실하게 지켜보는 것이다 비스듬히 꼿꼿한 기린초 화분과 함께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밤 구석에 고인 비의 마음을
포자들이 몰고 오는 비의 사슬이 가로지르는 나를
들숨이 없으면 날숨도 없는 날들은 아직 남아서
물살의 걸음으로 물까마귀는 검은빛 옮기고
자다 깨서 켁켁거리는 순간과
그 순간을 가로지르는 비의 소음 털어 내며
가로지르다 멈춰서 점멸하는
빛 부스러기 멍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수박사탕은 껍질째 녹고 있을 어둠 근처 선반을 밝히고
달짝지근한 비의 걸음이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우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