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원짜리 봄

우리들의 큰 꿈 / 송우영
문예창작인들의 시집 출간을 축하하며... / 김우현

신성철 / 강춘석 / 김주호 / 박항임 / 송우영 / 이미순 / 이준표 / 정혜선 / 조정화 / 황인락 / 김복자 / 조승현 / 최인기 / 이은숙 / 오영란 / 김판길

수상작품
강춘석 / 정혜선 / 이준표 / 신성철 / 황인락

지도교수의 말
화음
볼수 없는 것을 보는 마음의 눈, 그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

3천원짜리 봄
- 신성철

선뜻 밖에 나다니지 못하기에 조카 손목을 붙잡고 봄나들이를 갔습니다. 벚꽃 일곱 번 만지게 해준 것에 7백원, 진달래 세 번에 6백원, 목련 두 번에 천원, 언덕에서 미끄러진 것 일으켜 세워준 것 등등 해서 3천원입니다.

혜화동 분수 2
- 김주호

벗들과 헤어지는 건 언제나 슬픈 일이다 / 분수에서 파도소리를 찾아내던 시인도 떠나가고 / 엉클어진 기억들도 낡은 사진으로 바래가면 / 조금씩 좁아지는 마음처럼 거리들도 분주해져 간다

불혹에 얻은 사과
- 박항임

어디서 이렇게 생겨났나? / 내 사랑 싱그러운 고운 열매야 / 너의 그 오목한 얼굴에 / 너의 그 풋풋이 솟는 향그러움에 / 마흔넷, 기다린 아비는 / 손이 떨리고 입술도 떨려 눈물이 난다 // 너는 아무도 함부로 / 껍질을 벗길 수 없는 보배로구나 / 파란 웃음이 너무 맑아 / 속으로 몰래 익는 홍조가 어여뻐서 / 어쩌면 별을 숨겼는지 / 작은 우주 안에 은하수라도 품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