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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0510432
· 쪽수 : 292쪽
· 출판일 : 2009-01-16
책 소개
목차
1 난생처음 걸은 산성계곡 길 - 느닷없이 다가온 기쁨 9
2 바윗길이 적은 곳을 찾아 북악에서 대성문으로 - 책 속에는 없는 길 23
3 성벽 따라 대남문에서 대동문으로 - 실패한 문화유산 답사 38
4 네 발로 기어오른 족두리봉 - 과거의 길에 머물러 있네 52
5 진흥왕이 비봉 정상에 오르기는 했을까? - 도전하고 싶은 마음 68
6 비봉능선 바윗길을 완주하다 - 길 위의 슬픔들 82
7 위문 아래 돌계단은 정말 힘들어 - 흰 구름 속으로 들어갈 날은 96
8 숨이 멎어도 행복한 숨은벽을 보다 - 그를 만지니 더 경이로운 풍광이 111
9 의상능선이 잘 보이는 응봉능선 - 영원히 북한산을 타는 사람 128
10 오르락내리락 쉽지 않은 의상능선 - 부처님의 은덕일 거야 145
11 산성계곡 길이 한눈에 보이는 원효봉 - 고독의 길을 계속 가련다 161
12 산성주능선 주변을 맴돌다 - 산에도 내게도 봄이 왔네 175
13 진달래능선도 타고 상장능선도 타고 - 북한산 자락에 묻힌 이들 192
14 북한산을 떠나 도봉산으로 - 쉽게 길을 내주지 않는 산 211
15 도봉산을 거닐며 알피니즘을 생각하며 - 산이 그곳에 있으니 오른다 227
16 북한산을 종주하다 - 삶도 산행도 자신감이 붙다 242
17 백운대 아래를 돌고 도는 산행 - 산이 길이고 길이 산이네 257
18 다시 나 홀로 북한산행에 나서며 - 내 안의 검은 고독, 흰 고독 274
작가 후기 290
리뷰
책속에서
불혹의 나이에 나는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었는데 몸뿐 아니라 마음도 헤매고 있었다. 어떤 이는 30대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도 하고, 어떤 이는 40대에 대통령이 되기도 하는데, 나는 내가 일해 온 분야에서 아무런 성과도 이루지 못한 채 물러나야 했다. 아니 회사에 손해만 잔뜩 끼친 채 물러나야 했기에 그 패배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한마디로 내 분야에서 재기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 무렵 문득 북한산이 내 눈에 들어왔다. 운명처럼, 도둑처럼, 연인처럼, 분신처럼, 또 다른 삶처럼 내 안에 북한산이 쓱 비집고 들어와 똬리를 틀었다. - 본문 11쪽 중에서
나는 터벅터벅 산성매표소로 향했다. 힘없이 포장도로를 따라 걷다 보니 내가 등산객들과 뭔가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로 내 등에는 배낭이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산에 간다고는 했지만, 약간이라도 지쳤다 싶은 마음이 들면 여지없이 산을 등지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꽉 차 있었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런 얄팍한 생각 때문이었는지 나는 물조차 챙기지 않았고, 내 자신의 무모함에 경악해 결국 물을 사러 가게에 들렀다. - 본문 12-13쪽 중에서
내가 “어디가 길인가요?”라고 물을 때마다 그들은 늘 “가면 길이죠.”라고 대답했는데, 처음에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다. 아니 북한산 길을 훤히 알고 있어서 하는 말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게 무슨 말인지 알게 되었다. (…) 어떤 방향으로 가든 길은 늘 있었고, 그 길을 찾기 위해 무슨 운명처럼 또 부지런히 산에 몸을 맡겨야 했다. - 본문 272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