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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세계사 일반
· ISBN : 9788960518780
· 쪽수 : 308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_ 책의 피부를 가르며: 모든 의사는 홈스의 후배다
CHAPTER 1_ 세종의 허리: 조선 최고의 리더가 운동을 싫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CHAPTER 2_ 가우디의 뼈: 천상의 건축가는 왜 하필 해골 집을 지었을까?
CHAPTER 3_ 도스토옙스키의 발작: 세계적인 대문호가 도박꾼이 된 사연
CHAPTER 4_ 모차르트의 부종: 음악 신동의 사인은 질투인가 돼지고기인가?
CHAPTER 5_ 로트레크의 키: 물랭 루주의 천재 화가는 왜 난쟁이로 태어났을까?
CHAPTER 6_ 니체의 두통: 실존 철학의 선구자는 어쩌다 정신 병원에 입원했을까?
CHAPTER 7_ 모네의 눈: 인상파의 거장이 추상화처럼 그릴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CHAPTER 8_ 프리다의 다리: 자화상의 대가는 왜 자기 자신을 붉은 과일로 그렸을까?
CHAPTER 9_ 퀴리의 피: 노벨상 2회 수상 과학자가 정말 방사능의 위험을 몰랐을까?
CHAPTER 10_ 말리의 피부: 희망을 노래한 레게의 대부는 왜 암을 방치했을까?
나가는 말_ 책의 피부를 봉합하며: 의사는 손톱을 기르지 않는다
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세종에게 찾아온 낯선 통증
세종(1397~1450)에게는 낯선 통증이 있다. 그의 허리는 유리잔처럼 깨어지기 쉽고 대나무처럼 뻣뻣했다. 눈도 아팠다. 종종 모래처럼 까끌거렸고, 때로는 사람 얼굴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악화됐다. 치료를 위해 용하다는 온천을 찾아 전국을 다녔지만 마음만 답답할 뿐 통증은 여전했다.
통증이 꼭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통증은 엄격한 보호자다. 가끔 봐줄 법도 하건만 통증은 살짝 베인 손끝에도 어김없이 찾아와 불쾌한 신호를 쏟아 놓는다. 이런 방식의 경고는 유용하다. 덕분에 우리는 칼을 다룰 때마다 매번 조심하게 된다.(중략)
적절한 진단이나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점만 다를 뿐 옛사람들도 통증이라는 불쾌하고 원초적인 감각을 느꼈다. 세종도 마찬가지다. 피를 흘리고 고통을 감각했다. 세종의 통증에 대한 몇몇 연구가 있다. 어떤 연구는 세종이 피부병이나 임질에 걸렸다고 주장한다. 다른 연구는 세종이 당뇨에 걸렸고 후추를 뿌린 듯 따끔거리는 눈 통증이 당뇨 합병증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세종의 병명은 무엇일까? 어떤 병인지 진단해 내려면 세종의 삶을 들여다봐야 한다.
그의 관절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가우디는 20세기 가장 독창적인 건축가로 칭송받는다. 그의 독창성은 병약한 어린 시절에 뿌리를 둔다. 가우디는 관절염 때문에 친구를 사귀기 힘들었고 많은 시간을 홀로 보냈다. 덕분에 자신을 탐구하고 자연을 관찰할 수 있었다. 건축가가 된 후 어린 시절에 관찰했던 뼈와 자연을 독창적으로 해석해 작품에 재현시켰다.
관절염 덕분에 건축가 가우디가 탄생했다고 해서 관절염을 옹호할 순 없다. 구체적으로 어떤 관절염인지 잡아내고 싶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가우디의 병을 진단할 무기가 별로 없다. 가우디의 의료 기록은 존재하지 않고 혈액 검사나 엑스레이 검사는 요원하다.(중략)
관절염 때문에 생긴 사회성 결여는 그의 습관이 됐다. 가우디는 죽는 날까지 독신으로 살게 된다. 연락을 주고받을 친구도, 대화를 나눌 가족도 없었다. 결국 가우디를 괴롭힌 관절염을 유추할 기록이 몇 남지 않았다. 가우디에게 침입한 범죄자인 관절염은 영영 모습을 숨긴 채 미제 사건으로 남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