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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60598089
· 쪽수 : 241쪽
· 출판일 : 2008-03-15
목차
1.토끼 굴로 떨어지다
2.눈물바다
3.코커스 경주와 기나긴 이야기
4.토끼가 꼬마 빌을 내려 보내다
5.송충이의 충고
6.돼지와 후춧가루
7.엉망진창 티 파티
8.여왕의 크로케 경기장
9.가짜 거북 이야기
10.바다가재의 춤
11.누가 파이를 훔쳤나?
12.앨리스의 증언
리뷰
책속에서
토끼의 집 앞에 있는 나무 아래에는 식탁이 하나 있었고, 거기서 3월의 산토끼와 모자 장수가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들은 둘 사이에 끼어 잠들어 있는 겨울잠쥐를 쿠션 삼아 그 위에 팔꿈치를 얹고 쥐의 머리를 사이에 둔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제법 널찍한 식탁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무슨 일인지 그들 셋은 한쪽으로만 몰려 앉아 있었다. 그중 누군가가 앨리스에게 이렇게 소리쳤다.
“이봐, 자리가 없어. 우리만으로도 비좁단 말이야.”
“이렇게 넉넉한데 자리가 없다니!”
앨리스는 벌컥 화를 내며 식탁 한쪽에 놓여 있는 커다란 안락의자에 앉았다.
“진정해, 꼬마 아가씨. 어때, 와인 한 잔 줄까?”
3월의 산토끼가 다독이듯 말했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식탁 위에 있는 것은 차뿐이었다.
“와인이 어디 있어?”
“없어. 한 방울도.”
토끼가 빈정거렸다.
“있지도 않은 걸 권하다니 실례잖아.”
“권하지도 않았는데 멋대로 남의 집 식탁에 앉는 것보다야 낫지.”
토끼도 지지 않았다.
“네 식탁인 줄 몰랐어. 게다가 이렇게 넓은데 내가 앉을 자리 하나쯤은 있을 줄 알았지.”
이때 잠자코 있던 모자 장수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오늘이 며칠이지?”
“4일이야.”
앨리스의 대답에 모자 장수는 한숨을 쉬었다.
“이런, 이틀이나 틀리다니!”
그러고는 토끼를 노려보며 외쳤다.
“버터는 이 시계에 안 좋다고 그렇게 말했는데!”
“그, 그래도 최고급 버터였단 말이야.”
토끼가 풀이 죽어 대답했다.
“그건 알아. 그렇다면 빵 부스러기가 들어간 게 분명해. 빵 칼로 집어넣는 게 아니었는데!”
모자 장수가 계속 화를 내자 토끼는 시계를 받아 들고 침울하게 바라보다가 찻잔 속에 담근 다음 다시 들여다보았다.
“정말 최고급 버터였는데.”
3월의 산토끼 어깨 너머로 시계를 바라보고 있던 앨리스가 이상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참 이상한 시계네. 시간은 안 나타나고 날짜만 표시하다니 말이야.”-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