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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60787827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4-11-20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한려수도
주일나그네
해동머리
알리바이 서설
칠칠년 봉별기
십일조부인
영일소품
발문 - 결백한 아웃사이더
저자소개
책속에서
『해동머리』는 근자에 쓴 소설 세 편과 대폭 손질하고 다듬은, 내가 좋아하는 내 초기소설 네댓 편을 한데 모아서, 말하자면 오태규 문학의 ‘진수성찬’을 정성껏 차려서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소설가 길로 발을 들여놓았을 때 ‘나는 문학적 재능을 타고 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고등학교 재학 중에 영어교사시험에 합격한, 뛰어난 어문학실력을 문학적 재능으로 간주하고 덤볐던 측면이 없지 않았지만 재능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나는 애초 문학을 넘보지 않았을 것이다. 80년대에 등단하고 나서 나는 곧잘 소설가인 나를 버리고 아름다운 소설을 찾아서 유랑의 길을 떠났다. 자신을 ‘딜레탕트’라고 자임하고 나서 프루스트, 포, 슈니츨러를비롯한 몇몇 작가들의 소설을 탐독하면서 걸핏하면 절필했다.
이데올로기소설이 휩쓸고 있는 80년대의 문단은 나에겐 찬바람 부는 황무지나 다름없었다. 나는 이데올로기의 한복판에 서기를 싫어했다. 이데올로기는 작품을 통해 위대한 업적을 성취할 수는 있어도 영원한 감동은 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사소하고 하찮은 것, 가볍고 일상적인 것에서도 얼마든지 삶의 의미를 캐낼 수 있고 아름다움을 창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瑣末主義) 그러나 그런 소설은 의식과 정의가 없다고 폄하되기 일쑤였다. 거대한 시대적 절규 속에서 나는 움츠려들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어떤 사조 속에 소설이 규격화되고 유형화 되는 것도 싫었다. 문학이 선택받은 사람들이 모여서 관념의 유희나 즐기는 비원(秘苑)과 같은 것으로 전락하는 것이 서글펐다. 나는 문단과 담을 쌓았다.
저자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