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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자기계발 > 협상/설득/화술 > 화술
· ISBN : 9788960901698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13-10-05
책 소개
목차
사기 수법
비극과 희극은 종이 한 장 차이
동물과 아이한테는 이기지 못한다
상대방의 장기를 가로채서 반격하기
나무를 보여주고 나서 숲 보여주기
신은 3을 좋아해
과장과 왜소화
유머는 위기를 타고
침묵은 금
악마는 세밀한 부분에 깃든다
권위는 웃음의 방목장
귀를 기울이게 해야 진정한 유머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실로 오랫동안 나는 듣다가 자지러지게 웃은 유머가 생기면 다른 사람들에게 기꺼이 들려주며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도 무턱대고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우선 항간에 널리고 널린 유머를 분류하고 해부해서 유머의 생리와 구조를 밝혀보기로 했다.
약국에서 나온 남자를 점원이 헐떡거리며 쫓아온다.
“손님, 방금 글루콘산 칼슘 구입하셨죠? 죄송하지만 다시 돌려주셔야겠는데요.”
“왜요?”
“저희가 실수로 청산가리(A)를 드린 것 같아요.”
“하지만 이미 먹었어요.” (B)
“그럼 차액으로 16루블 더 내주시겠습니까?” (C)
순간 흠칫 놀라게 되지만, A는 거짓말이라는 걸 금방 눈치챌 수 있다. 설령 글루콘산 나트륨과 착각했다고 해도 단지 일상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A처럼 과장함으로써 손님은 실수를 탓할 마음도 사라진다. 그래서 한층 과장된 농담 모드인 B가 되고, C라는 왜소화로 반전된다. 불쾌한 일도 순식간에 즐거운 대화로 화학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그런데 왜 지나치게 부풀리면 우스워지는 걸까? (…) 한층 더 과장하면 눈앞의 일과는 다른 현실성, 다른 논리, 다른 견해가 생겨서 불쾌한 현실을 상대화하여 하찮은 일처럼 느끼게 하는 효과가 있다. 러시아인들이 힘들었던 격동의 20세기를 견뎌낸 방법이다.
예를 들면 소련제 성냥은 불이 잘 안 붙어서 도움이 안 될 때가 많았다. 성냥을 그을 때마다 짜증이 난다. 이 우울한 현상을 비장하게 호소해도 된다. 하지만 그랬다간 한층 비참해질 뿐이다.
그래서 러시아인들은 다음과 같은 유머로 표현했다.
칼루가 마을에 사는 이반이 마을의 당위원회 서기에게 묻는다.
“흐루시초프 말마따나 공산주의가 되면 뭔가 좋은 일이 있어요?”
“그럼, 많이 있지. 예를 들면 한 집에 한 대씩, 자가용 제트기를 가질 수 있게 되거든.”
“자가용 제트기가 있으면 뭐가 좋은데요?”
“콜호스(집단농장)의 생협에서 파는 성냥은 불이 전혀 안 붙잖아. 자가용 제트기만 있으면 도시까지 한순간에 날아갈 수 있어. 불이 잘 붙는 성냥을 사 오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