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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60908512
· 쪽수 : 276쪽
책 소개
목차
서문
왜 이탈리아어인가
통_도메니코 스타르노네의 『끈』 서문
병치_도메니코 스타르노네의 『트릭』 서문
에코 예찬_번역의 의미를 고찰하며
기원문에 부치는 송가_어느 번역가 지망생의 메모
나를 발견하는 곳_자기번역에 관하여
치환_도메니코 스타르노네의 『트러스트』 후기
그람시의 ‘트라두치온’_통상적 이감과 특별한 번역에 대하여
언어와 언어들
이국의 칼비노
후기_변신을 번역한다는 것
몇 가지 메모
옮긴이의 말
부록
참고 문헌
리뷰
책속에서
작가이자 번역가로 산다는 건 존재와 생성 둘 다에 가치를 두는 것이다. 주어진 언어로 쓴 글은 보통 그 상태로 남아 있지만, 번역은 그것이 다른 모습을 띠도록 강제한다. 나는 번역─하나의 텍스트가 다른 텍스트가 되는 행위─덕분에 내가 오래도록 추구해온 문학과의 대화가 더 완성되고 더 조화롭고 훨씬 더 충만한 가능성을 지닌다고 느낀다.
처음 이탈리아어로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나는 내 축소된 시지각이 미친 영향을 감추고 싶지 않았다. 지나치게 텍스트를 매끈하게 다듬어서 내가 보지 못한 것이 보이는 것 같은 환상을 독자에게 심어주고 싶지 않았다. 그게 목표였다면 아마 계속해서 영어로 글을 썼을 것이다. 나의 제한된 이탈리아어에 짜증이 이는 독자들이 있다는 점은 알고 있었다. 언어 구사력이 불완전한 누군가의 말을 듣고 있으면 답답해지기도 한다. 왜 이탈리아어냐고? 다른 눈을 키워보려고, 취약함을 실험해보려고.
글쓰기는 삶을 건져 올려 거기에 형태와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이다. 우리가 감춘 것을 폭로하고, 우리가 간과하고 잘못 기억하고 부인한 것을 밝혀낸다. 포획하고 규정하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일종의 진실이자 해방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