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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복음

유다복음

김은상 (지은이)
  |  
한국문연
2017-07-25
  |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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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복음

책 정보

· 제목 : 유다복음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1041898
· 쪽수 : 184쪽

책 소개

현대시 기획선 5권. 2009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한 김은상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시인 김은상은 이 시집에는 가난, 자본주의, 예수 세 개의 신과 조우하고 또한 시적으로 투쟁하며 반목하고 있다.

목차

제1부
천국의 소년
풍문 10
아그네스의 발가락을 위한 서정곡(抒情曲) 11
어느 멋진 날 14
목련반 재로 16
천국의 소년 1 18
천국의 소년 2 20
천국의 소년 3 22
동공속에서붉은달방이 24
외상(外傷) 26
렘수면행동장애 28
방언하는 사람들 32
방언하는 사람들 35
내 밤의 암고양이 고도(高度) 37
후일담 39

제2부
춘자 이야기
촛불의 미학 42
춘자 이야기 44
말라르메를 생각하는 밤 48
묘묘(??) 50
환유(換喩) 52
타종(打鐘) 55
뱀의 탱고 58
간(肝)의 연인들 60
눈사람증후군 62
추문(醜聞) 65
성(聖)과 속(俗) 68
모래의 연인 70
아득한 나라 72
천식 74

제3부
공산당선언
여섯째 날 78
성소(聖所) 80
스쩨빤치꼬보 마을의 포마 포비치에게 보내는 난항(難航) 83
귀(鬼) 86
트락타트 88
스핑크스 카페 90
점(點) 92
서울 예수 94
프로파간다 98
반시론(反詩論) 100
멜랑콜리아 102
공산당선언 105
야다 110
불멸이 창틀에 앉아 잠든 소년의 눈을 가만히 만져줄 때에 112

Episode
유다복음
유다복음 118

▨ 김은상의 시세계 | 김산 166

저자소개

김은상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15년부터 반려묘 루이스, 브래드, 두두, 삐삐와 살고 있다. 고양이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심각해 알레르기약과 기관지 확장제를 입에 달고 살지만, 새벽마다 길고양이 이웃들과 밥을 나누고 있다. 시인은 2009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2014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을 수혜했다. 2017년 시집 『유다복음』(한국문연)을 펴냈다. “극도로 인내한 자의 예언적 지성이 담겨 있다”는 평가와 함께 시단의 관심을 모았다. 이 시집이 2017 하반기 ‘세종문학나눔도서’로 선정됐다. 2018년에는 어머니의 삶을 다룬 자전 소설집 『빨강 모자를 쓴 아이들』(멘토프레스)을 출간했다. 어머니의 뜻에 따라 인세는 전액 사회복지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나의 아름다운 고양이 델마』는 먼저 세상을 떠난 시인의 첫 고양이 델마를 추모하기 위해 쓴 소설로 시와 소설의 경계를 오가는 작품이다. 시인은 2019년 현재 두 번째 시집 『하이델베르크의 고독』(시인동네)을 준비 중이다.
펼치기

책속에서

공기와 공기 사이에서 그의 언어들은 바람을 가르지만 특정한 대상을 ‘악’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선’을 비호하지만 그 선을 지키는 것이 악을 무너트리는 것이 아닌 공기를 가르는 그 동작 자체로 이 세계를 분리하고자 한다. 그러므로 그는 선과 악을 양분하지 않으면서 ‘정의’를 지키고자 하는 순정한 ‘야훼의 정신’을 지키고자 하는 최후의 양심수다. 때문에, 그 어떤 것도 ‘선의’가 가진 긍휼 앞에서는 궁색한 포즈가 되고 만다. 이것이야말로 그가 섬기고 모시는 또 다른 신의 모습이다. 그 경계에 “유다”의 말씀이 있고 이 세계가 규정한 질서들은 찬란하게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중략)…

시인 김은상은 이 세계를 원망하거나 한탄하지 않는다.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도 또 다른 세계를 열고 부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은 하루치의 편지를 쓰는 것과 같다. 부치지 못한 편지를 가슴속에 껴안고 사는 사람들은 스스로의 울음으로 입구를 봉인한다. 그 어떤 만능열쇠로도 그 편지를 꺼내볼 수가 없다. 너덜너덜 가슴이 찢겨지면서 상처는 견고해지고 단단해진다.

…(중략)…

시인 김은상은 매일매일 “아라베스크”의 자세로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저 발끝이 우리가 꿈꾸는 곳에 닿는다면, 그곳에는 죽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쪽 다리를 바닥에 내리박고 다른 한쪽은 하늘을 향해 쏘아올린 레이더처럼 온 힘을 다해 발등을 펴고 있을 것이다.
_ 김산 (시인, <해설> 중에서)


뱀의 탱고 외 2편
― 한 고도(高度)가 한 고도 속으로 들어가 지문을 읽어주면 시간을 잃어버린 지구가 빈 공중에 중력을 놓아준다. 향유고래가 구름 위로 붉은 산호 숲을 옮기자 달이 태양의 홍염을 부려 별빛을 달군다. 당신과 나의 키스는 뱀의 시간이 에덴의 사과나무를 불러와 사과 속에 불꽃을 묻고 지병(持病)을 옮기는 일이다. 백태 낀 눈동자들이 지상의 자전축으로 멈춰 서서 서로의 무덤 속으로 잠겨 간다.

마리아, 비의 정원에서 뱀의 피아노 소리 부풀어 오른다

은사시나무 이파리 밤을 손짓하는 벤치에서 몸의 옹이들을 더듬으며 입술이 입술을 울렁이게 하자
가슴뼈 속에 감춰둔 회의주의 봄날의 젖꽃판에 붉게 돋아날 때 빗방울이 건너온 시간을 향해 손사래 치자

당신과 나의 연분을 알아챈 사나이가 우리가 머물렀던 침대에 누워 벽을 치며 울어도
죄책감과 욕망은 색을 달리하는 불꽃 속의 불
슬픔은 개별적으로 오르내리는 막대그래프일 뿐이다

향유옥합을 깨뜨려 발을 씻어주는 일보다 불륜이 더 미학적이라는 것을 십계에서 배웠나니
오호라!
사랑은 위험해져야 환멸을 느낄 수 있는 에덴을 잃어버린 무릎들의 배교(背敎)

연못에 머리채를 담근 수양버들 바람을 흔들고
물결 위에 돋아난 현기증들
아스라이 먼 별자리에 닿아 부서진다

붉은 비에 목련이 귀를 툭툭 떨어뜨리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거리에서
탱고, 탱고, 탱고로 사라지는 파문을 더듬으며

유다의 홍연(紅鉛)으로 사과를 핏빛으로 물들이자

간(肝)의 연인들

사랑을 믿지 않는 여자를 죽도록 사랑하다가 죽지 못해서 사랑 같은 건 하지 않기로 합니다.
내일은 만날 필요가 없는 남자와 잘 수도 있다는 여자에게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말했다가
나도 내일 만날 이유가 없는 여자와 잠자리를 즐기는 간(肝)의 지성소(至聖所)에 들기로 합니다.
사랑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아야 하는 일이라면
인연이라는 경(經)은 이 세상에 없으므로 아름다운 신전(神殿)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연인들은 모두 술에 취했을 때에만 예배하는 간의 신도였습니다. 애초에 마음이란 건
간에 있으므로 입술은 간이 깨어난 후에야 간절한 기도처럼 축축하고 비릴 수 있었습니다.
상처가 상처 속에서 부른 찬양이 피 흘리는 양(羊)으로 만신창이가 된 황달 속을 걷습니다.
새벽닭이 울기 전까지의 여자를 위해 그리움이라는 벌(罰)을 세 번씩 부인하며 살겠습니다.
회개할 죄는 오로지 간에 있어야 하기에 이 세상에 없는 아름다운 성전에 은전을 바칩니다.
사랑을 믿지 않는 신부(神父)를 흠모해서 배신할 사랑이 없는 구체관절인형을 가스펠로 삼습니다.
이제부터 지구의 기울기를 기별 없는 인연들을 향해 울려 퍼지는 간의 송가(頌歌)라 이름하겠습니다.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름다운 당신과 나의 전락을,

* 천주교의 영광송(榮光頌)으로 모든 기도와 일을 마칠 때 바치는 짧은 기도문이다.

추문(醜聞)

이를테면 구석은 나비를 품고 있다.

벽은 벽으로 흘러가기 위해 제 몸을 꺾어 스스로 구석이 된다.

구석에서 꽃처럼 앉아 울어본 사람은 안다.

희망이나 행복, 사랑 같은 말들이 얼마나 연약하게 화들짝 지는지를.

나에게도 애인이 있었고 다정한 남편이 되고 아버지가 되리라는 다짐이 있었지만,
삶은 언제나 맹세와 무관하게 살아졌다. 하여 구석은

글썽이는 비밀들의 성소(聖所)이다.

말할 수 없는 것들은 모두 구석으로 모여들었다.
벽을 치며 가난에 찌든 부모를 원망하거나 빚을 재촉하는 채권자를 저주하기도 했지만
비밀이 추문이 되는 순간 구석은 더욱 단단해졌다. 가령,
친구의 남편과 야반도주한 여자의 이야기 같은.

어떠한 소문이 사실과 일치한다 해도 열매가 달콤하다 거나 혹은 떫다고 말하는 세간의 비평은
한 세계의 구석을 맛본 것이 아니기에 용서가 가능하다.

자신의 비루함을 견디기 위해
자신의 내부를 향해서만 날카로워지는 구석들.

어머니의 주름
나무의 주름
물의 주름처럼,

깊은 것들은 그 속을 알 수 없다.

구석에서 울다가 잠든 새벽 한쪽 날개를 다친 나비가 기우뚱거리며 날아가는 공중을 본다.

너에게로 날아가도 닿을 수 없는 저기에 저,
서러운 구석들.

용서라는 말을 요구하지 않는 구석에 쥐가 구멍을 뚫는다.
구멍이 꽃을 피운다.

어쩌면 나는,
나를 닮은 너의 환한 구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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