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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킹맨션

청킹맨션

이사철 (지은이)
  |  
한국문연
2019-10-15
  |  
10,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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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킹맨션

책 정보

· 제목 : 청킹맨션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1042444
· 쪽수 : 144쪽

책 소개

현대시 기획선 24권. 무엇은 언제나 또 다른 무엇으로 변한다. 무엇이 ‘무엇’을 고집하면 무엇에서 무엇으로 가는 ‘흐름’은 이내 단절될 수밖에 없다. 시인은 시작에서 끝을 보고, 그 끝에서 새로 돋아나는 새싹을 본다.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F49역 12
마이오세 14
당신을 주인으로 섬긴 접두어 16
현생인류 18
외줄타기 19
오천 번째 20
아픈 사람에게 물어보지 않았다 22
열쇠를 만졌다 24
타이레놀 26
아침의 두께 28
두드린다 30
비탄소 32
드로즈 뉴스 33
얼음펭귄 36

제2부

여름의 뒷면 40
뫼비우스 방정식 41
그로테스크 44
이오네스코의 못 45
나에게 궁금한 것처럼 46
오드아이 48
드들강 50
에이식스의 혀 52
둥글고 길쭉한 서재 54
걸어가는 궁금증 56
청킹맨션 1 59
청킹맨션 2 61
청킹맨션 3 64
청킹맨션 4 67

제3부

타클라마칸 2 70
낙화보고서 72
스노페이퍼로 가린 얼굴 73
책은 두부이고 76
내 등 뒤에 너울거리는 78
돌아오는 길 80
17457-1 82
팔머호수 83
다크사운드 84
새벽시장 85
엔터키를 누르면 86
흑점으로 확장된 88
베타프리즘 90
가벼운 부재 92

제4부

살을 입었다 96
링컨콘티넨털, 그녀 97
무의미 98
삑 100
패티홀릭 101
그늘을 낳을 때 102
우매 104
고마 105
즐 106
장마 107
집을 잃었다 108
꽃밭에서 110
눈이 오잖니 112
사과 114

▨ 이사철의 시세계 | 오홍진 117

저자소개

이사철 (지은이)    정보 더보기
강원도 삼척에서 태어나 삼척대학교를 거쳐 연세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2015년부터 <시와소금>을 통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시집으로 『어디꽃피고새우는날만있으랴』 『눈의 저쪽』 『멜랑코리사피엔스』 『청킹맨션』과 시각장애인 헌정시집(한글․점자병기)인 『꽃눈의 여명』이 있다.2021년도에는 춘천을 대표하는 낭만 100인에 선정되었으며, 강원문화재단 홍보책자(예술로-나란히)에 〈시집리뷰〉시인으로 수록되었다. 「반성」이라는 시가 대학 교양학부에서 강의되고 있으며, 지금은 춘천근교에서 벌치기와 더불어 산나물을 벗 삼아 소요유를 즐기고 있다.
펼치기

책속에서

청킹맨션 1


부르튼 입술이 수분을 돌려주고 있었다
반대편 언덕 너머 창문을 지나
허투루 뱉은 말에서 돌이 날아들었다
숨을 멈추고 막았지만
비명소리와 함께 짠 샘에 박혔다
아픔을 참는 동안
돌아가지 못하고 우는 말들을 달랠 수 없었다
종양처럼 커지는 돌의 발
겉에서 속으로
자식 먼저 보낸 친구가 그리운 계절이 걸어오고 있다
갑자기 그녀가 떠오른 이유는 뭘까
잊어버린 지 오랜데
삶의 중심이 무너져 더 이상 추스를 수 없는
계절이 다가온다는 뜻인가
그립다는 건
씨 간장처럼 오래 우러났다는 것
그가 바라보는 쪽에 서 있는
당신인 나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
누가 누구라 말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읽을 수 있는 그런 사이
지나간 안타까움이 늘 배회하다가 돌아서는
아래에서 위까지
허리 굽은 데를 만나야 할 당신과 나는
빈 가지에서 나부끼는
슬픈 가슴을 머리에 단 자유다
나를 쥐고 돌아간다
당신이 있던 자리에서 풀이 솟았다


청킹맨션 2


그물에 발목이 걸렸다
왼쪽이 시렸다
망치탕을 먹고 나서 물속을 들여다보았다
미끌거리는 여자가 어른거리고
뒤통수가 아픈
눈에서 달팽이가 나왔다
수건으로 이마를 감고 눈썹을 세웠다
따뜻한 어둠을 벗어난
피가 싸늘해졌다
이를 갈다가 잠들지 못해
끝이라고 했으나 보이지 않았다
꽃같이 슬픈
그늘이 잠겨 열리지 않아서
유리칼로 그었다
흘러내리는 하늘부스러기를 눈으로 받았다
머리채를 당기는 순간
맹그로브가지가 옆면으로 휘어졌다
산소통이 숲을 구르다 멈추고
돌부리가 귀에서 울었다
서툰 말들이 나가고
잠잠해진 수평선
깊이에 갇힌 표면이 오그라들었다
그물코에서
시린 발목이 튕겨져 나왔다
망치탕을 먹고
차에 오르는 사람들
우르르 창밖을 내다봤다
뒤통수를 맞고
한참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며 얽고 있을 때
바다가 옅은 쪽빛으로
스멀스멀 다가와
껍질을 내려놓고 달아났다
시작은 끝에서 아물고
끝에서 새싹이 돋아나는 것을 보았다
통에서 산소가 쏟아지는 동안
망치탕이 끓고 있었다
바다가 깊어지고
버스가 산 밑으로 이동했다
식당에서 멀어지는 것들 사이로
갈매기가 흘러내렸고
서툰 말들이 포구언저리에서
난무하다 돌아섰다


F49역


기관사가, 생각이 멈춘 기관사가 F49역에서 ITX 청춘열차를 세운다. F49는 비자의 일종이다. 창밖에는 저녁에 뿌리를 둔 마른 비가 내린다. 붉은 노을이 비를 불러 기관사를 멈추게 했단 말인가. 이층 건물 학원에선 뉴턴과 라이프니츠의 미적분 풀이가 한창이다. 손을 든 학생도 셋이나 보인다. 음식점 간판들은 저마다 간사한 손님을 부르기 위해 치장을 한다. 여객 전무가 운전면허도 없이, 승객들의 여권을 왜 일일이 조사하는가. 여긴 거기가 아닌데. 어린 좀비들이 붉은 도장과 푸른 도장이 찍힌 여권의 빈칸 위를 뛰어다닌다. 킥킥, 꺽꺽, 쿨쿨, 빡빡, 이라는 글씨들을 마구 써댄다. 검열을 마친 여객전무가 ‘이 열차는 잠시 신음대기 중입니다’라고 차내 방송을 한다. 그러자 열차가 끼익, 꼬리를 버리고 앞쪽으로 나간다. 낙원으로 가는 창밖은 여전히 아카시꽃이 만발해 있다. 벌들은 아인슈타인의 E=mc² 강의를 듣고 있고, 의자 하나가 ‘유레카’를 외친다. 왼쪽에 늘어선 식당은 좀비탕으로 성시다. 기관사만 열차에서 내려 F49역과 P50역 사이로 사라지고, 빈 그림자가 레일 위를 걸어간다. 악성 댓글들이 살아나는 저녁은 다가오고, 나는 아직도 기관사 이름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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